[일문일답] 마하티르 총리 "한·아세안 정상회의 매우 중요"

입력 2019-11-26 09:00  

[일문일답] 마하티르 총리 "한·아세안 정상회의 매우 중요"
특별정상회의 인터뷰…"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좋은 노력…지지"
"北, 대화의지 내보여…제재완화 전 모든 것 내놓으라는 건 무리"
한일관계에 대해선 "과거 바꿀 수 없다. 중요한 건 현재와 미래"


(부산=연합뉴스) 특별취재단 = 마하티르 빈 모하맛(94) 말레이시아 총리는 25일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가 아세안이 한국의 경험과 노하우를 배우고, 투자를 받는 데 좋다며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의 신남방정책에 대해서도 지지 의사를 밝혔다.
마하티르 총리는 특별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개최지인 부산을 방문해 25일 연합뉴스와 인터뷰 한 자리에서 이렇게 밝혔다.
마하티르는 총리는 2년 전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김정남 암살사건을 계기로 소원해졌던 북한과의 관계 회복에 나서고 있으며, 북미 협상과 관련 "대북제재 완화 전 북한에 모든 것을 내놓으라 하는 것은 무리"라는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또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와 관련해서도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다음은 마하티르 총리와 일문일답.

-- 한·아세안 정상회의 의의와 중요성은
▲ 이번 정상회담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한국은 더는 예전의 한국이 아니다. 기술 분야에서 많은 발전을 이뤘고,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아세안이 한국과 좋은 관계를 맺음으로써 경험과 노하우를 배우고 투자를 받는 데 좋다고 생각한다.
-- 문재인 정부 신남방 정책에 대한 평가는
▲ 한국 국민은 자신들에 대해 자부심을 가질 만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한국의 신남방 정책이 좋은 정책이라 생각하고 환영한다. 우리에게는 인적 자원이 있고, 외국인 투자에 적합한 안정성이 있다. 그리고 우리 국민들은 영어를 이해한다. 이런 면에서 말레이시아는 한국과 교류하는데 매우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 문재인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대해 어떻게 보나
▲ 지지한다. 나는 지금 이 분단이 매우 인위적이라고 생각한다. 이 분단은 과거 발생한 전쟁의 결과다. 한국과 북한은 한 나라였다. 독일의 경우를 보아도 그들은 과거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베트남도 지금은 하나가 됐다. 한국이라고 안 될 이유가 있나. 물론 적응하기 힘들 수 있다. 내가 생각했을 때 가장 좋은 것은 대립적인 태도를 피하는 것이다. 너무 많은 돈이 상대방을 다치게 할 수 있다는 확신을 주는 데 쓰였다. 낭비된 많은 시간과 돈은 남과 북의 발전에 더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 3차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이 있나
▲ 어떤 조치가 취해지든지 간에 그에 상응하는 가치를 부여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북한은 몇 가지 행동을 했다. 미국과 대화할 의지를 내보였다. 북한 정상이 미국 정상에 대화할 의지를 내보인 것이다. 두 정상은 만나서 매우 친근함을 과시했다. 이러한 과정은 매우 큰 진전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미국은 북한에 완전한 비핵화 합의 요구를 고수하고 있다. 그 말은 북한이 아무런 무기를 갖고 있으면 안 된다는 말이다. 북한은 진전을 보였고, 그에 대한 반응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문재인 대통령의 아이디어를 높이 평가한다. 북한 정상을 만나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진전이 있다는 것도 알고 있다. 대북제재 완화 전에 북한에 모든 것을 내놓으라고 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그들은 이러한 것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 한국과 말레이시아 자유무역협정(FTA) 전망은
▲ FTA는 좋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와 관계된 부분의 약점과 강점을 생각해야 한다. 만약 우리가 완전히 개방한다면, 수출을 많이 하는 상대 국가가 더 혜택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완전한 자유 무역이 일어난다면 기초 단계에 있는 산업의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FTA는 좋지만, 대등하지 않은 상대에 대한 배려는 있어야 한다. 모든 게임에는 핸디캡이 있다. 골프를 칠 때도 마찬가지다. 만약 약한 골퍼가 타이거 우즈와 경기를 한다면, 분명 타이거 우즈가 이길 것이다. 공정한 경쟁을 위해서는 핸디캡이 필요하다.

-- 한국항공우주산업을 방문했다. 국방 분야 협력과 관련이 있나
▲ 말레이시아는 무기를 원하지 않지만, 스스로를 지켜야 한다. 우리는 재정적 한계 속에 우리에게 맞는 무기를 찾고 있다. 우리는 미국이나 중국과 싸우는 게 아니다. 그들보다 좋은 전투 무기를 가질 필요가 없다. 우리는 테러리스트와 해적을 상대하는데 맞는 무기가 필요하다. 강력한 무기가 필요 없는 이유다. 우리는 스스로가 약한 것을 알고 있다. 외교나 다른 나라와의 좋은 관계를 통해 스스로 지키려고 한다.
-- 언제쯤 북한에 대사관을 재개관하나
▲ 북한과 만나 이야기하고 있다. 북측 인사가 말레이시아로 올 것으로 안다. 우리는 적절한 재개관 시점에 대해 논의할 것이다.
-- 아제르바이잔에서 북한 최룡해를 만난 걸로 알고 있는데 어떤 이야기 오갔나
▲ 특별한 것이 없었다. 통상적인 만남이었다.
-- 한일 관계 개선에 대한 조언을 한마디 해준다면
▲ 문제는 역사를 둘러싼 것이다. 우리 또한 대치와 폭력, 대학살을 과거에 경험했다. 그러나 만약 우리가 과거만 생각한다면 현재와 미래는 없다. 그리고 우리는 협업하지 못한다. 우리는 과거를 바꿀 수 없다. 이미 일어난 것이다. 중요한 것은 현재와 미래다. 과거를 배우고, 관련된 나라들의 성장과 발전을 우리들 관계의 전제로 삼는다면 대립과 전쟁을 피하고 최소화 할 수 있다.

■ 마하티르 총리는 올해 94세로 세계 최고령 국가 정상이다. 1981년 총리직에 올라 2003년까지 22년간 장기집권했다.
이후 15년만인 지난해 5월 다시 총리에 취임하면서 2∼3년만 총리직을 수행한 뒤 안와르 이브라힘(71) 인민정의당(PKR) 총재에게 권좌를 넘기겠다고 약속했다.
read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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