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패 혐의' 페루 야당 대표 게이코 후지모리, 1년여 만에 석방

입력 2019-11-26 07:26  

'부패 혐의' 페루 야당 대표 게이코 후지모리, 1년여 만에 석방
구속적부심 거쳐 석방…불법 정치자금 혐의 등 수사는 계속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페루 대통령의 장녀이자 페루 야당 민중권력당 대표인 게이코 후지모리(44)가 1년여 만에 자유의 몸이 됐다.
페루 헌법재판소는 25일(현지시간) 돈세탁과 불법 대선자금 수수 혐의 등으로 미결 구금 중이던 후지모리 대표에 대한 구속적부심에서 재판관 7명 중 4명의 찬성으로 석방을 결정했다고 현지 일간 엘코메르시오 등이 보도했다.
두 차례 대선에 출마했다 패배한 후지모리 대표는 지난 2011년 대선 당시 브라질 건설사 오데브레시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고 대선자금을 세탁한 혐의 등으로 지난해 10월 체포됐다.
당시 법원은 후지모리 대표가 외국으로 도주할 위험이 있다며 18개월의 미결 구금을 결정했다.
후지모리 대표는 부패 의혹을 부인해 왔다.
이날 헌법재판소는 후지모리 대표의 석방을 결정하면서도 이것이 부패 혐의의 유·무죄와는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에르네스토 블루메 헌법재판소장은 "헌법재판소는 게이코 후지모리 사건의 근본적인 이슈에 대해 판결한 것이 아니다. 무죄로 방면한 것도 유죄를 선고한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후지모리 대표는 불구속 상태에서 계속 부패 혐의 수사와 재판을 받게 된다.

후지모리 대표의 석방 결정이 전해지자 남편 마크 비토 빌라넬라는 "정의가 이뤄졌다"며 환호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미국 시민권자인 그는 부인의 석방을 촉구하며 후지모리 대표가 수감된 리마 외곽 교도소 밖에서 일주일 넘게 단식투쟁을 벌여왔다.
후지모리 대표의 석방은 위기의 야당 민중권력당에도 희소식이다.
의회 다수를 차지했던 보수 민중권력당은 지난 9월 마르틴 비스카라 페루 대통령이 반(反)부패 개혁 추진을 가로막는 의회를 전격적으로 해산하면서 위기에 처했다.
페루에선 내년 1월 26일 의회 선거가 치러진다.
한편 후지모리 대표의 부친 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대통령은 1990∼2000년 집권 시절의 인권 범죄 등으로 25년형을 선고받고 수감 중이다.
mihy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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