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경찰, 시위대 '최후 보루' 이공대 진입…잔류자 못 찾아(종합)

입력 2019-11-28 20:00  

홍콩 경찰, 시위대 '최후 보루' 이공대 진입…잔류자 못 찾아(종합)
경찰 수색작업 마치면 봉쇄 해제…이공대 정상화 수순
화염병 600개·활 3개·화살 33개·위험한 인화성 물질 등 발견
경찰 강경진압 관련 민원 1천261건 접수돼…체포자 5천800명 달해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홍콩 시위대 '최후의 보루'로 불리는 홍콩이공대에서 대부분의 시위자가 떠난 가운데 28일 홍콩 경찰이 이공대 내로 진입해 잔류 시위자 수색 작업을 벌였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명보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부터 폭발물 처리반, 정찰팀, 협상팀 등으로 이뤄진 경찰과 소방대, 의료진, 사회복지사, 심리상담사 등 100여 명이 이공대 내로 들어가 수색 작업을 벌였다.
홍콩 시위대는 지난 13일부터 이공대로 집결해 경찰과 격렬하게 충돌했으나, 지난 17일 밤부터 경찰이 이공대를 원천 봉쇄한 후에는 1천100여 명의 시위대가 학교를 탈출하려다가 체포되거나 경찰에 투항했다.
현재 이공대 내에는 20명 미만의 시위자가 남아있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이들은 경찰의 교내 진입을 우려해 이공대 곳곳의 건물 내에 숨어있다.
지난 26일 이공대 교수들과 의료진 등 50여 명이 7개 팀으로 나뉘어 교내 건물 곳곳을 샅샅이 수색했으나, 단 한명의 여성 시위자만 찾아냈다.
이 시위자는 의식이 불안정한 탈진 상태로 발견됐으나, 학교 밖으로 나가기를 거부했다.
이어 전날에도 이공대 직원 등 100여 명이 수색을 재개해 학교 안을 샅샅이 뒤졌으나, 교내에 남아 있는 시위자를 발견하지 못했다.
이공대 내 한 시위자는 "교내에 남아있는 사람들은 극도의 두려움과 불안감으로 인해 거식증, 언어장애, 대인기피증 등에 시달리고 있다"며 "의료진이 교내에 들어왔다고 하지만, 일부는 의료진으로 위장한 폭력조직원으로 보였다"고 밝혔다.
이공대 측은 홍콩 경찰이 이공대 봉쇄를 해제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으나, 이틀에 걸친 수색에도 잔류 시위자를 찾지 못하자 전날 오후 경찰의 교내 진입을 허용했다.
경찰은 이날 수색에서 화염병 600개, 활 3개, 화살 33대 등과 화염병 재료로 쓰인 것으로 보이는 가솔린 등을 발견했으며, 36℃에서 불이 붙을 수 있는 위험한 인화성 물질도 발견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위험한 인화성 물질은 폭발 등을 방지하기 위해 즉시 처리했으며, 나머지 물건은 추후 시위대 기소 등에서 증거로 활용하기로 했다.
이날 오후 위험한 인화성 물질 등을 발견하자 경찰은 당초 100여 명이었던 수색대 규모를 400여 명으로 늘렸다.
경찰은 수색을 통해 찾은 잔류 시위자를 곧바로 체포하지 않고 의료 진단과 치료를 받게 할 방침이라고 수색 전에 밝혔다. 다만 시위자의 신상정보를 기록하고, 추후 기소할 권리는 보유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날 수색에서 경찰은 이공대 내에 남은 시위자를 찾아내지 못했다.
이날 수색이 이뤄진 이공대 내에는 시위대가 만든 화염병과 교내 실험실에서 나온 것으로 보이는 화학물질, 부패한 음식, 쓰레기 등이 곳곳에 남아있었으며, 시위대가 곳곳에 지른 불로 인해 상당수 건물이 훼손됐다.
경찰은 이날 수색 작업이 끝나면 지난 17일 밤부터 12일째 이어져 온 이공대 봉쇄를 해제할 방침이다.



홍콩 시위대는 이날 경찰의 수색 작업에 대해 비난의 목소리를 냈다.
한 시위자는 "경찰은 대학 측의 요구대로 즉각 봉쇄를 풀고 철수했어야 한다"며 "그랬다면 시위대는 당당히 고개를 들고 정문으로 나갔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공대 학생 대표인 오완 리는 이날 RTHK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얼마나 많은 학생들이 교내에 남아있는지 모르지만, 캠퍼스 안은 위험하지 않다"며 "경찰의 수색은 대학의 자율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저녁 홍콩 도심 센트럴 차터가든 공원에서는 이공대 시위자 부모 집회가, 침사추이 지역에서는 이공대 시위자 지지 집회가 각각 열렸다.
한편 홍콩 정부는 지난 6월 9일 송환법 반대 시위가 시작된 후 경찰의 시위 대응과 관련해 1천261건의 민원을 접수해 처리하고 있지만, 이로 인해 징계 처분을 받은 경찰은 없다고 밝혔다.
홍콩 정부에 따르면 송환법 반대 시위로 시위대 5천800여 명이 체포됐으며, 이 가운데 932명이 기소됐다.
경찰 470명을 포함해 시위 과정에서 다친 사람은 2천600여 명에 달한다.
홍콩 경찰은 시위 진압 과정에서 19발의 실탄을 발사했으며, 이 가운데 3발은 시위대를 맞혔다.
최루탄은 1만여 발을 발사했으며, 지난 12일 홍콩중문대에서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할 때는 하루에 무려 2천300여 발의 최루탄을 발사했다.
ssah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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