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미만 입자 내뿜는 소행성 '베누' 미스터리 풀려

입력 2019-12-06 11:13  

10㎝ 미만 입자 내뿜는 소행성 '베누' 미스터리 풀려
유성체 충돌 등 3가지로 압축…탐사선 토양샘플 수거해 2023년 귀환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미국이 우주선을 보내 탐사 중인 소행성 '베누(Bennu)'가 10㎝ 미만의 입자들을 내뿜는 특이한 현상이 포착됐다.
미국우주항공국(NASA) 고더드 우주비행센터에 따르면 소행성 탐사선 '오시리스-렉스(OSIRIS-REx)'가 베누 궤도에 진입한 지 일주일만인 지난 1월 6일 탐사선의 카메라에 처음으로 입자를 방출하는 것이 잡혔다.
이 입자들은 처음에는 베누 뒤에 있는 별빛처럼 보였으나 정밀 분석을 통해 베누표면에서 방출되는 입자로 확인됐다.
이런 현상은 이후 1월 19일과 2월 11에도 포착됐다.
오시리스-렉스 연구팀은 첫 입자 방출은 소행성의 남반구에서, 나중의 두 차례 방출은 적도 인근에서 발생했으며 모두 늦은 오후 시간에 벌어졌다.
방출된 입자들은 1인치(2.54㎝)보다 작은 것부터 최대 4인치(10㎝)에 달하는 것까지 크기가 다양했으며, 초속 3m로 베누 주변 궤도를 잠시 돌다가 표면으로 다시 떨어지거나 우주 밖으로 날아갔다.
가장 규모가 컸던 1월 6일 입자방출 때는 약 200개의 입자가 방출된 것으로 관측됐다.
연구팀은 베누의 입자 방출 미스터리를 풀기 위해 몇 달 간 매달린 끝에 유성체 충돌과 열응력(應力) 균열, 수증기 증발 등 세 가지로 원인을 압축해 과학저널 '사이언스(Science)' 최신호에 논문으로 발표했다.
우선 베누가 있는 곳이 유성체 충돌이 잦은 곳이어서 유성체 충돌 충격으로 표면의 입자들이 방출됐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베누가 4.3시간 주기로 자전하면서 태양 빛을 받을 때와 그렇지 않을 때의 표면 온도가 250~400K로 차이가 심해 열응력이 바위에 균열을 만들어 입자 방출로 이어졌을 수도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입자 방출이 모두 한껏 빛을 받은 뒤인 늦은 오후에 일어났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하는 것으로 제시됐다.



이와 함께 베누에는 물을 머금은 점토가 많은데, 이 점토들이 가열되면서 물이 증발해 압력이 증가하고 표면을 흔들어놓아 입자방출이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NASA 제트추진연구소(JPL)의 수석 연구과학자이자 이번 논문의 저자인 스티브 첼시 박사는 "예컨대 열응력 균열로 표면이 잘게 부서진 상황에서 유성체가 충돌해 입자 방출이 생기는 것처럼 이 세 가지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열응력 균열이나 유성체 충돌이 원인이면 이런 현상이 작은 소행성에서 일반적으로 발생하는 현상일 수 있으며, 수증기 증발이 원인이라면 베누처럼 물을 가진 소행성에만 나타나는 특수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오시리스-렉스는 내년 여름 베누에서 토양 샘플 등을 수거해 2023년 9월 지구로 귀환할 예정인데, 이 샘플 중에 방출됐다가 다시 표면에 떨어진 입자가 포함될 수도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하지만 샘플 중 특정 입자가 표면에서 방출됐다가 수거된 것으로 확인하는 것은 건초더미에서 바늘을 찾는 것처럼 어려운 작업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
오시리스-렉스는 지난 2016년 9월 발사된 뒤 2년여의 비행 끝에 지난해 12월 3일 지구에서 약 1억1천200만㎞ 떨어진 베누에 도착해 올 초부터 본격적인 탐사를 해오고 있다.
지름이 492m에 불과한 베누는 NASA가 탐사선을 파견한 천체 중 가장 작은 것으로 2135년 달 보다 더 가까이 지구를 지나가고 2175년과 2195년에는 이보다 더 근접할 것으로 예측돼 있다. 지구와 충돌할 누적확률은 2천700분의 1에 달한다.
NASA는 태양계의 '타임캡슐'로 알려진 원시 소행성 베누를 통해 태양계 형성과 생명의 기원에 관해 연구하고, 지구에 위협을 가할 수 있는 소행성 충돌 가능성에 대처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eomn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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