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것이 왔나…'기득권층 눈엣가시' 태국 제3당 해산 위기

입력 2019-12-12 11:39  

올 것이 왔나…'기득권층 눈엣가시' 태국 제3당 해산 위기
정당법 위반 혐의…당 대표 이어 '친정부' 헌재에 당 명운도 걸려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올 초 총선에서 군부 정권을 강하게 비판하며 제3당으로 약진한 퓨처포워드당(FFP)이 결국 해산 위기에 직면했다.
선거법 위반으로 당 대표가 의원직을 상실한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전광석화'처럼 이뤄진 조치라는 점에서 정치적 배경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12일 일간 방콕포스트와 외신 등에 따르면 태국 선거관리위원회(EC)는 전날 FFP가 정당법을 위반했다고 결론 내리고 헌법재판소에 정당 해산 결정을 내려 달라고 요청했다.
선관위는 타나톤 중룽르앙낏 대표가 3월 총선을 전후로 당에 두 차례에 걸쳐 1억9천120만 바트(약 75억원)을 빌려준 것은 정당법 위반이라고 설명했다.
정당법에 따르면 개인은 1천만 바트(약 3억9천만원)가 넘는 돈이나 자산 등을 정당에 기부하거나 주지 못하게 돼 있다.
정당도 이 액수를 넘어서는 출처가 의심스러운 기부금은 받지 못한다.
정당법은 또 관련 회계 관련 규정을 어긴 정당에 대해서는 헌재가 정당 해산을 고려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경우, 타나톤 대표를 비롯해 당 지도부는 10년간 정당 설립이나 정당 활동이 금지될 수도 있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헌재는 앞서 3월 총선을 앞두고 왕실 공주를 총리 후보로 지명한 탁신계 타이락사찻 당에 대해 입헌군주제에 반하는 행동을 했다는 이유로 해산 결정을 내렸다.
또 지난달에는 타나톤 대표에 대해 총선 당시 미디어 기업 지분을 가진 이는 하원의원직에 도전할 수 없도록 한 선거법을 위반했다고 결론 내리고 의원직 상실 결정을 내렸다.
이 때문에 이번 사건에 대해서도 헌재가 FFP에 불리한 결정을 내리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벌써 나온다.
이런 전망은 특히 FFP가 왕실과 군부 등 기득권 지배 세력에 '눈엣가시'라는 점에서 더 커진다.
FFP는 총선 당시부터 '군부 재집권 반대'를 그 어떤 정당보다 강하게 내세웠고, 이 결과 젊은 층의 압도적 지지를 받아 창당 제3당 자리를 거머쥐었다.
이후 억만장자에서 정치인으로 변신한 타나톤이라는 '차세대 주자'를 앞세워 각종 이슈를 주도하면서 야권 '맏형' 격인 푸어타이당의 위치를 대신했다는 평도 받았다.
5년 전 쿠데타를 일으킨 군부가 만든 헌법을 고치거나, 약 100년간 지속해 온 징집제를 모병제로 전환하려는 움직임도 FFP가 이끌고 있다.
지난달에는 강력한 권위와 힘을 가진 태국 왕실과 연관된 사안에 대해서도 반대 입장을 나타내 주목받기도 했다.
태국군 2개 부대를 마하 와치랄롱꼰 국왕 휘하로 편입시킨 긴급 칙령에 대해 FFP는 의회에서 "적법성에 문제가 있다"며 이의를 제기했고, 표결에서도 반대표를 던졌다.
표결은 통과됐지만, 당시 로이터 통신은 왕실 관련 사안에 대해 의원들이 공개적으로 반기를 든 것은 처음이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태국 정치권 일각에서는 FFP가 해산되면 소속 의원 78명이 다른 정당으로 옮길 수 있다는 점에서, 현재 하원(500명) 소속 의원이 252명으로 간신히 과반인 연립정부가 정당 해산을 원한다는 '음모론적' 시각도 제기된다.
이와 관련, 타나톤 대표는 의원직 상실 결정 이후 언론 인터뷰 및 외신기자클럽 간담회 등에서 당 해산 시나리오에 대해 "그럴 경우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아무도 모른다"면서 "시민 분노는 실제로 있다. 폭풍이 올지도 모른다"고 경고했다.
sout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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