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K 손가락 사인'이 백인우월주의 표시?…미군 조사 착수

입력 2019-12-16 11:50  

'OK 손가락 사인'이 백인우월주의 표시?…미군 조사 착수
미 육사-해사 풋볼 라이벌전서 OK 표시한 생도들, 처벌 위기
美 반명예훼손연맹, 최근 증오표시로 OK 손짓 추가

(서울=연합뉴스) 현윤경 기자 = 'OK'라는 의미로 전통적으로 사용돼 온 손가락 사인이 백인 우월주의와 결부됐다는 인식이 미국에서 퍼지고 있는 가운데, 미군이 이 손짓을 사용한 사관학교 생도들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미국 해군사관학교는 지난 14일(현지시간)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육군 사관학교와의 풋볼 경기를 앞두고 TV 인터뷰 도중 이 같은 수신호를 사용한 생도들에 대한 내부 조사를 진행할 조사관을 15일 임명했다고 발표했다.
앨러나 가라스 해군사관학교 대변인은 "이 문제에 대한 예비 조사를 수행할 담당자를 임명했다"며 "조사 결과에 따라 이번 사건에 연루된 사람들에게 합당한 책임을 묻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육군사관학교 측도 "이 문제에 대해 들여다보고 있다"며 "현 시점에서는 (OK 사인을 한) 생도들의 의도를 알 수 없다"고 밝혔다.
이날 양교 학생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참석한 가운데 열린 양교의 열띤 라이벌전을 앞두고 스포츠전문채널 ESPN과의 인터뷰에서 'OK' 손짓을 하는 모습이 화면에 잡히며 논란을 초래했다.



엄지와 검지를 붙여 원을 만들고, 다른 세 손가락은 곧게 펴는 손동작은 보통 어떤 일이 잘 됐음을 표시하거나, 승락을 의미하는 'OK'라는 뜻으로 오랫동안 통용돼 왔다.
하지만, 아래 쪽으로 이 같은 손 모양을 만들 경우 '백인의 힘'(white power)의 첫 글자인 W와 P와 비슷하다는 이유로 이 손짓이 백인 우월주의와 결부됐다는 인식이 대두되기 시작했다.
지난 3월 뉴질랜드에서 모스크(이슬람사원)를 겨냥한 총기난사 테러를 자행해 무슬림 51명을 살해한 호주의 백인 우월주의자 브렌턴 태런트도 법정에 출두해 OK 사인을 만들어 보인 바 있다.
미국 해안경비대의 한 대원 역시 작년 허리케인 플로렌스 대응 과정 중에 TV 방송 도중에 OK 신호를 했다는 이유로 질책 받기도 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미국 최대 유대인 단체인 반명예훼손연맹(ADL)은 OK 손짓을 증오를 나타내는 기호 목록에 최근 추가했다.
다만, ADL은 웹사이트에 OK 사인이 다중적 뜻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2017년 이래 많은 사람들이 전통적이고, 악의 없는 의미로 OK 사인을 사용했는데도 인종주의자 또는 백인우월주의자로 몰렸다"고 지적했다.


ADL은 그러면서 "OK를 상징하는 손짓은 대개 승인이나 허용이라는 전통적인 의미로 사용된다"며 "따라서, 다른 맥락상 증거가 없으면 이 같은 신호가 백인우월주의에 대한 상징으로 쓰였다고 성급한 결론을 내려서는 안된다"고 당부했다.
한편, 미 육군사관학교는 지난 9월에는 학교 풋볼팀의 응원 깃발에 포함돼 있던 표어 GFBD가 백인우월주의 단체 등 극단주의 조직과 결부됐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이 문구를 삭제하기로 결정했다.
육군사관학교는 '신은 용서하지만, 형제들은 그렇지 않다'(God Forgives, Brothers Don't)는 문장의 약어인 GFBD를 팀워크와 강단, 충성 등의 가치를 강조하기 위해 사용해 왔다.
하지만, ADL에 따르면 이 문구는 텍사스 최대 폭력조직인 라이안형제 등 백인우월주의 성향의 범죄단이 조직에 대한 충성을 강요하고, 조직원에 대한 밀고를 경고하는 의미로도 쓰이고 있다.
ykhyun1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