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그늘 짙은 항공업계, '감원 칼바람' 부나

입력 2019-12-17 07:02  

불황 그늘 짙은 항공업계, '감원 칼바람' 부나
대한항공 희망퇴직·아시아나 무급휴직…LCC도 '군살빼기' 나서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대내외 악재로 불황의 그늘이 짙게 드리워진 항공업계가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등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섰다.
인건비 절감 등을 통해 고정 비용을 줄이려는 취지지만 업계 안팎에서는 '감원 칼바람'으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1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업계 '큰형님'인 대한항공[003490]은 23일까지 만 50세 이상, 15년 이상 근속한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최근 단행한 정기 임원 인사에서 임원 수를 20% 넘게 줄인 데 이어 2013년 이후 6년 만에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것이다.
앞서 지난달부터는 희망자에 한해 최대 6개월의 단기 무급휴직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재무구조 개선과 비용 절감의 필요성을 언급한 만큼 임원수 감축과 희망퇴직 외에도 추가 비용 절감책이 조만간 또 나올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함께 '만년 적자'인 왕산레저개발을 비롯해 싸이버스카이, 제동레저 등 수익이 저조한 그룹 계열사의 매각 가능성도 솔솔 제기되고 있다.
현재 매각 협상 중인 아시아나항공[020560]은 본사 영업 등 일반직 직원에게 최소 15일에서 최대 2년의 무급휴직을 필수적으로 신청하도록 하고 있다. 이달 1일 기준으로 일반직 직원은 2천400명에 달한다.
경영 정상화를 위한 자구 노력의 하나로, 올해 5월에는 근속 15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기도 했다.
희망퇴직자에게는 퇴직위로금(월 기본급+교통보조비) 24개월분과 자녀 학자금(최대 2년)을 지원하고, 희망 퇴직자 중 원하는 사람에게는 외부 전문기관의 전직·창업 컨설팅도 제공하기로 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2017년부터 경영을 정상화하면서 지속적으로 각종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형항공사마저 감원에 나서며 허리띠를 졸라매는 가운데 저비용항공사(LCC)도 '군살빼기'의 예외는 아니다.
이스타항공의 경우 원가절감을 위한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해 운영 중이다.
이스타항공은 전사적으로 '리프레시 장기 휴가'를 시행하는 한편 불필요한 야근을 자제하고 정시에 퇴근하도록 하고 연차 사용도 독려하는 '워크 스마트'를 진행하고 있다.
또 항공기 내 장비와 품목의 경량화, 비행 계획을 통한 항로 단축, 경제고도·속도 운항, 단일 엔진 지상활주 등 연료 절감을 위한 경제 운항 절차를 수립해 적용 중이다. 공항시설 사용료 절감을 위해 셀프 체크인도 확대하고 있다.
제주항공[089590]의 경우 조종사들이 자발적으로 '북극곰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탄소 배출 줄이기와 연료 절감을 동시에 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보조동력장치(APU) 사용 억제, 불필요한 연료 탑재 최소화, 항로 단축, 운항절차 개선, 기내 화장실 용수 적정 탑재 등 무게 관리를 통해 연료를 절감하고 있다.

반면 진에어[272450]는 연료 탱커링(Fuel Tankering)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연료 탱커링은 운항하는 두 공항의 연료 가격 차이가 현저하게 클 경우 유가가 낮은 공항에서 연료량을 필요 이상으로 탑재해 연료 가격이 높은 공항에서 급유하는 양을 최소화하는 것을 말한다.
진에어 관계자는 "연료 탱커링의 경우 항공기 무게 증가 등으로 인한 추가 연료 소모 등의 단점이 있고 운항 속도와 운항 노선에 따라 변수가 많기 때문에 고민이 많다"며 "이와 함께 비행기 가동률을 높이는 등 기존에 가지고 있는 재원의 효율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시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이미 국내 항공업계가 단거리 노선의 공급 과잉과 신규 LCC 취항, 외항사의 국내 시장 진출 확대, 보잉 737NG 균열 등 각종 악재에 직면한 상태여서 당장은 아니더라도 중장기적으로 항공업계의 재편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감원 등 추가적인 구조조정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hanajja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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