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판 '정인숙 피살사건' 재부상…"전 총리가 살인 지시"

입력 2019-12-17 13:15  

말레이판 '정인숙 피살사건' 재부상…"전 총리가 살인 지시"
2006년 '몽골모델' 살인 혐의 사형수, 재심 신청하며 진술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말레이시아 최대 정치 스캔들로 꼽히는 '2006년 몽골모델 살인사건'이 재부상했다.
이 사건은 '말레이시아판 정인숙 피살사건'으로 국내에 알려져 있다.



17일 더스타 등 현지매체에 따르면 2006년 몽골 여성모델 알탄투야 샤리이부(당시 28세)를 살해한 혐의로 사형선고가 확정된 말레이시아 전직 경찰 특수부대원 아질라 하드리는 재심을 신청하며 "나집 라작 전 총리가 살인을 지시했다"고 진술했다.
2006년 당시 나집은 부총리 겸 국방부 장관이었고, 아질라는 나집의 경호대장이었다.
알탄투야는 러시아어, 영어, 중국어 등에 능통해 프리랜서 통역사로 일했고, 모델 활동도 했다.
그는 나집 전 총리의 측근인 말레이시아 정치 분석가 압둘 라작 바긴다와 내연관계였다.



2006년 11월 6일 알탄투야의 시신이 쿠알라룸푸르 외곽 정글에서 발견됐다. 머리에 총알 두 발을 맞고, 군용 C-4 폭약에 의해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훼손된 상태였다.
현지에서는 압둘이 알탄투야와 내연관계를 끝내려 했지만 말을 듣지 않자 나집에게 처리를 부탁했다는 추정이 나왔다.
알탄투야가 2002년 말레이시아 정부의 잠수함 도입 사업에 통역으로 참여했기에 그가 나집의 리베이트 수수 비리를 폭로하려다 살해당한 것이라는 추측도 나왔다.
하지만, 알탄투야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경호대장 아질라와 경호원 시룰 아즈하르 우마르는 범행동기에 대해 입을 다물었고, 이들은 2015년 교수형을 확정받았다.
반면, 알탄투야와 내연관계였던 압둘은 2008년 무죄를 선고받았다.



아질라는 이번에 재심을 신청하면서 나집 전 총리의 지시에 따랐다고 상세히 적은 진술서를 제출했다.
그는 "나집 당시 부총리가 자신과 압둘을 위협하는 외국인 스파이가 쿠알라룸푸르에 있다며 알탄투야를 비밀리에 납치해 죽이고, 폭약으로 시신을 처리하는 비밀임무를 맡겼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가안보와 관련한 작전이라 했고, 무기고에서 폭약을 바로 입수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또, "알탄투야는 죽기 전 우리를 보낸 사람이 나집인 것을 알고 있고, 자신이 임신 중이라 말했다"며 "작전 완료 후 나집 전 총리가 방으로 불러 만족감을 표하며 돈을 줬다"고 밝혔다.
나집 전 총리는 이와 관련해 "교수형을 피하기 위해 완전히 조작된 주장"이라며 "마하티르 총리가 이끄는 현 정부와 아질라 사이의 거래라고 믿는다"고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한편, '정인숙 피살사건'은 한국의 제3공화국 시절 최대 정치 스캔들로, 고급 요정에서 일한 정인숙(당시 26세)이 1970년 3월 서울 강변로의 승용차에서 권총에 맞아 숨진채 발견된 사건이다.
그는 당대 정관계 최고 권력층과 염문을 뿌렸고, 숨겨둔 아들이 있었다.
정인숙의 오빠 정종욱이 동생을 죽였다고 자백해 19년 동안 수감생활을 했으나 출소 후 거짓 자백이었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noano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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