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심하면 우울증·극단선택 위험 증가한다"

입력 2019-12-19 10:25   수정 2019-12-19 10:30

"미세먼지 심하면 우울증·극단선택 위험 증가한다"
상관관계 연구…뇌·신경세포·호르몬 영향 추정
"걷거나 자전거 타고 녹지 늘려야 정신건강도 개선"



(서울=연합뉴스) 김성진 기자 = 미세먼지를 많이 마시고 사는 사람은 우울증에 걸리거나 극단적 선택을 할 위험이 더 높다는 새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8일(현지시간) 과학자들이 글로벌 데이터를 조직적으로 검토한 연구 결과 이 같은 상관성이 밝혀졌다면서, 이에 따라 환경규제가 강한 유럽연합(EU) 수준으로 공기 오염을 줄이면 우울증 환자 수백만 명을 예방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과학저널 '환경 보건 관점'에 실린 이번 연구에서 분석된 먼지 입자들은 주로 석탄과 석유 등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자동차, 주택, 산업에서 배출되는 것이다.
중국, 미국, 독일, 영국, 인도 등 16개국에서 2017년까지 지난 40년간 발간된 조사 데이터를 엄선해 종합적으로 분석한 이번 연구는 유독성 공기와 우울증 및 자살의 통계적 연관성이 매우 강함을 보여준다.
이는 정신 질환을 앓는 사람들의 극단적으로 높은 사망률과 십대 우울증 위험 네배 증가 등과 대기오염이 연관돼 있다는 최근 연구들로도 뒷받침된다.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 런던(UCL)의 책임 연구원인 이소벨 브레이스웨이트는 "우리는 대기오염이 정신건강에 심각한 해를 끼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공기를 깨끗하게 하는 게 더 시급한 과제가 돼야 한다는 주장의 타당성을 높였다"고 말했다.
그는 EU 수준으로만 대기오염을 줄여도 큰 차이를 만들어낼 수 있다면서 "인과관계가 있다고 추정할 때 대략 우울증의 15%를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세계 우울증 환자는 2억6천400만명 이상이다.



그는 또 "미세먼지는 혈관과 코를 통해 뇌로 도달할 수 있다"면서 "이로 인한 뇌 염증, 신경세포 손상, 스트레스 호르몬 생산 변화 등으로 정신건강에 문제가 있는 것과 연관된다"고 덧붙였다.
다른 연구원인 조지프 헤이스도 "공기 오염 자체가 정신건강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강하게 시사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초미세먼지(PM 2.5·0.0025㎜ 이하)와 우울증의 상관성을 조사한 결과, 1년 이상 초미세먼지 10㎍/㎥ 농도 증가에 노출되면 우울증 발병 위험이 10%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초미세먼지의 농도는 도시별로 편차가 커 인도 델리가 114㎍/㎥나 되지만 캐나다 오타와는 6㎍/㎥밖에 안 됐다.
최대 PM 10까지 미세먼지와 자살 위험에 대한 조사에선 단기간으로도 사흘 이상 농도가 10㎍/㎥ 증가하면 자살 위험도 2% 늘어났다.
과학자들은 지구촌 인구의 90% 이상이 WHO 권장기준 공기오염 한계(10㎍/㎥) 이상에서 살기 때문에 리스크가 조금만 증가해도 많은 사람에게 해를 끼칠 수 있다고 말했다
사람들을 일부러 해로운 상황에 노출할 수 없는 연구 윤리 때문에 과학자들은 미세먼지와 우울증의 직접적 인과관계를 조사하는 데까지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다만 이번 조사 결과로 강한 상관관계가 있을 가능성이 확인됐다.
브레이스웨이트는 신문에 "우리 모두 공기 오염을 줄이기 위해 걷거나 자전거를 타는 것뿐만 아니라 정책적으로도 전반적 공기 오염을 줄일 시스템 변화를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과학자들은 도보와 자전거 이용 외에 녹지공간을 더 만들면 대기오염을 줄일 뿐 아니라 정신건강도 개선한다고 말했다.
<YNAPHOTO path='PEP20190814035601848_P2.jpg' id='PEP20190814035601848' title='' caption='미세먼지가 적은 캐나다 오타와[EPA=연합뉴스 자료사진]'/>
sungji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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