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美서 지난 3년간 과학 철저히 공격받아"
트럼프, '경제적 이유'로 환경·보건 비롯 다양한 분야 연구 제동
(서울=연합뉴스) 현윤경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과학 홀대 정책으로 인해 주요 연구들이 잇따라 중단되고, 연구자들이 소외되는 등 지난 3년 동안 미국에서 과학이 철저히 공격을 받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 집권 기간 정부 차원의 과학 연구가 봉쇄되고, 규제 관련 결정에 있어 과학자들의 영향력이 축소돼 왔다고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정부는 특히 석유 시추와 석탄 채굴 등처럼 관련 산업이 반대해온 환경과 공공보건과 관련된 과학적 조사 결과를 트집 잡고, 인간의 활동으로 초래된 기후변화와 관련한 연구를 지연시켜 왔다고 NYT는 지적했다.
NYT에 따르면, 트럼프 정부의 이 같은 과학 경시 풍조는 비단 환경과 기후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찾아 볼 수 있다.
가령, 샌프란시스코에서는 연방정부가 자금 지원을 갑작스럽게 끊은 여파로 임신부에 대한 화학물질의 영향에 대한 연구가 중단됐다.
워싱턴 DC에서는 외래 침입 곤충을 막기 위한 전문지식을 제공하는 과학위원회가 해산됐다.
캔자스시티에서는 농업 관련 기구 2곳에 대한 성급한 이전 결정으로 직원 다수가 직장을 떠나고, 수억 달러에 달하는 연구 기금 집행이 지연되는 결과가 초래됐다.

뉴욕 컬럼비아대의 사빈 기후변화법센터의 마이클 제라드 소장은 "연방 정부의 전문(과학)지식에 대한 묵살은 역대 최악"이라며 "그것은 어디에나 만연한 현상이 됐다"고 개탄했다.
연방정부의 과학 경시로 인해 연구가 중단되는 것을 지켜본 과학자들도 속속 일터를 떠나고 있다.
수은이 아동에 미치는 위험성에 대한 연구를 수행해 석탄발전소의 수은 배출 관련 규제 수립을 뒷받침한 생물학자 매튜 데이비스도 이런 사례 중 하나다.
그는 새로 태어난 자녀를 품에 안은 지난 해 수은 배출 규제와 역행하는 정책을 지지해달라는 정부의 요청을 받자 결국 올해 10년 동안 몸담아 온 연방 환경보호청(EPA)에서 짐을 쌌다.
미 내무부의 전직 고위 관리인 조엘 클레멘트는 "규제에 변화가 있을 수는 있지만, 현재와 같은 정부의 과학 역량 퇴조 흐름을 되돌리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기후 정책 전문가인 클레멘트는 2017년 원유와 가스 사용료를 거둬들이는 보직으로 전보되자 사표를 낸 뒤 현재는 기후변화와 환경 등을 우려하는 과학자들로 이뤄진 비영리단체에서 일하고 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정부의 규제가 기업의 활동을 옥죈다고 주장하면서 화석 연료 생산을 오히려 늘리는 등 역대 정부의 핵심 정책을 뒤집어왔다.
백악관은 작년에 낸 성명에서 "정부의 과도한 규제에서 기업들이 마침내 해방됐고, 미국 경제는 그 결과 번영하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특정한 연구 프로젝트를 중단시키려 하는 것에는 일부 과학 연구의 경우 민간 부문이 수행할 경우 비용대비 효율성이 더 높다는 보수적인 관점이 반영돼 있다고 NYT는 설명했다.
2017년 헤리티지재단의 연구원 2명은 기후변화, 클린 에너지와 관련한 다양한 연구 프로그램 폐지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방안에 대해 "예산 낭비를 줄이는 것은 과학에 대한 공격이 아니라, 영리한 관리(smart management)"라고 정부를 옹호하기도 했다고 NYT는 덧붙였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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