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남동부서 산불 확산…2명 추가 사망·4천여명 고립(종합)

입력 2019-12-31 17:41  

호주 남동부서 산불 확산…2명 추가 사망·4천여명 고립(종합)
소방대원도 사망 잇따라…"벨기에보다 큰 면적 불타"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호주 남동부 곳곳에서 발생한 화재가 계속 확산하며 인명피해가 계속 늘고 있다.
30일(현지시간) AFP·dpa통신에 따르면 이날 시드니에서 남쪽으로 380㎞ 떨어진 뉴사우스웨일스주 코바고 인근에선 아버지와 아들이 집을 지키기 위해 화마와 싸우다 숨졌다. 멀지 않은 곳에선 또 다른 남성이 실종됐다.
멜버른에서 동쪽으로 500㎞ 떨어진 빅토리아주 해안가 마을 말라쿠타에선 주민과 관광객 4천명이 불길에 갇혀 탈출하지 못한 채 해변에 고립됐다.


앤드루 크리스프 빅토리아주 비상관리국장은 호주 공영 ABC 방송에서 "말라쿠타가 공격받았다"며 화재 발생 사실을 알리고 "암흑 같으며 매우 무섭다"고 현장 상황을 전했다.
그는 해안에 소방대원을 급파했다며 이곳에선 안전할 것이라고 안심시켰다. 빅토리아주 당국은 유사시 해변에 있는 이들을 해상이나 공중으로 대피시킬 수 있도록 연방당국에 헬리콥터나 해군 함정 등 군의 지원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소셜미디어에는 불길이 번져 바다로 뛰어들어야 할 상황에 대비해 주민들이 구명조끼를 착용한 사진이 올라왔다.
산불이 번진 장소 인근은 온도가 섭씨 기준으로 100도 이상까지 올라 불길이 도달하기도 전에 이미 열기로 생존이 어려운 실정이다.
이 경우 고립된 이들의 "최후의 수단"은 바다로 뛰어드는 것뿐이라고 빅토리아 비상관리 당국은 설명했다.
당국은 이미 수일 전부터 이 지역에 여름 휴가를 보내기 위해 온 휴양객을 대상으로 이 지역에서 떠나도록 계도했다.
이 지역에선 실종자도 4명에 이른다고 대니얼 앤드루스 주총리는 31일 오전 기자들에게 밝혔다.


코바고나 말라쿠타는 이번 산불 시즌에 피해를 본 수백 지역 중 일부에 불과하다는 것이 당국의 설명이다.
뉴사우스웨일스주의 앨버리는 통제가 안되는 상황으로, 해안을 따라 여러 마을이 산불에 포위됐다.
베이트먼스베이는 밤새 주택 4채가 불에 타 사라졌다.
당국은 일대에 체류 중인 휴양객들에게도 위험한 불길이 빠른 속도로 번진다고 안내하고, 위급상황 시 해변에 있는 임시 보호소로 이동해 달라고 당부했다.
인구 수백만 명의 시드니나 멜버른도 예외는 아니다.
특히 전례 없는 산불이 수개월째 지속하는 상황에서 고온 강풍이라는 기상 상황이 더해지며 사태를 악화시키고 있다.
호주 서부의 이날 기온은 47℃에 이르며 다른 지역들도 40℃를 찍었다.
이날 멜버른 외곽의 5개 지역에서 모두 10만명이 대피했다. 멜버른시 당국은 산불 위험 경보를 하향 조정했지만 이미 불길은 40헥타르 면적을 모두 태우고 지나갔다.
지난 10월 시작된 산불이 좀처럼 잡히지 않으면서 사망자와 부상자 수도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30일 밤 앨버리에선 화염 토네이도가 일어나면서 12t짜리 소방차량이 전복돼 차량에 깔린 의용소방대원 1명이 숨지고 다른 2명이 다쳤다.
이 외에도 의용소방대원 2명을 포함, 이번 산불 시즌에만 총 10명의 소방대원이 목숨을 잃었다.
물적 피해도 상당해 주택 1천가구가 파괴되고, 300만헥타르가 불에 탔다. 이는 벨기에보다 큰 면적이라고 AFP통신은 설명했다.


한편 시드니 시 당국은 시민들의 반대에도 새해맞이 불꽃놀이 행사를 강행하기로 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뉴사우스웨일스주에선 여러 건의 불꽃놀이 행사가 취소됐으며 존 바릴라로 뉴사우스웨일스주 부총리 또한 "매우 쉬운 결정"이라며 시드니시에 행사 계획 취소를 종용했다.
불꽃놀이를 취소하고 행사 비용을 대신 소방대원과 농부들을 위해 기부하자는 국민청원도 올라왔다.
그러나 클로버 무어 시드니 시장은 "(행사 취소에 따른) 실질적인 이득은 매우 적다"며 이를 묵살했다.
luci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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