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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민영 고속도로서 또 사고…이번엔 터널 지붕 내려앉아

입력 2019-12-31 21:29  

이탈리아 민영 고속도로서 또 사고…이번엔 터널 지붕 내려앉아
인명피해 없었으나 통행 차단돼 지역 교통대란…민영업체 관리 부실 도마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잇따른 교량 붕괴 사고로 안전 문제가 대두한 이탈리아의 민영 고속도로에서 이번에는 터널 지붕 일부가 내려앉는 사고가 발생해 현지 당국이 정밀 조사에 나섰다.
31일(현지시간) 일간 라 레푸블리카 등에 따르면 30일 오후 6시께 이탈리아 북서부 리구리아주(州)와 피에몬테주를 연결하는 A26 고속도로 구간의 터널 지붕 일부가 무너져내렸다.
퇴근 시간대 많은 차량이 오가던 시점이었다.
다행히 콘크리트 더미에 직접 맞은 차량은 없었으나, 항구도시 제노바 방향 도로가 수 시간 동안 차단돼 큰 교통 혼잡이 빚어졌다.
사고가 난 A26 고속도로는 패션그룹 베네통의 인프라 자회사인 아틀란티아가 운영하는 민영 도로다.
아틀란티아는 작년 8월 43명이 사망한 제노바의 모란디 교량 붕괴 사고와 관련해 관리 부실 책임이 거론된 업체다.



지난달에도 이 업체가 운영하는 피에몬테와 리구리아 간 또 다른 고속도로의 고가교 20m 구간이 폭우에 따른 산사태로 내려앉아 유지·보수 책임론이 불거졌다.
아틀란티아가 관리하는 고속도로에서 중대 사고가 잇따르면서 민영 고속도로에 대한 전수 안전진단 등을 포함한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거세지고 있다.
리구리아주 주지사 지오반니 토티는 터널 지붕 붕괴 사고와 관련해 "도대체 이번이 몇 번째냐. 황당해 말문이 막힐 지경"이라고 일갈했다.
교통부는 31일 오전 일찍 아틀란티아 측 관계자를 소환해 대책 회의를 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아틀란티아가 보유한 고속도로 운영권을 박탈하려는 이탈리아 정부 움직임도 가시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탈리아 정부는 지난 23일 밤 내각회의를 통해 아틀란티아의 운영권을 회수하기로 잠정 결정하고 보상금 액수 감축 등의 세부 실행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정부 차원의 최종 방안은 내년 1월 중 확정돼 관련 법령이 의회에 상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탈리아는 1999년 공기업의 막대한 부채 문제를 해소하고자 일부 인프라 사업 영역을 민영화한 바 있다. 이때 고속도로 운영권은 대부분 베네통 그룹으로 넘어갔다.
하지만 민간기업이 수익 창출에 혈안이 돼 도로의 유지·보수를 외면하면서 시설 노후화와 미흡한 안전 대책 등 여러 문제가 노출됐다는 비판론이 제기됐다. 현지 주민들 사이에선 '목숨 걸고 차를 운전한다'는 불안감 섞인 푸념도 나온다.
아틀란티아가 가진 고속도로 운영권 회수가 현실화할 경우 이탈리아의 민영 고속도로 정책 자체가 도입 20년 만에 중대한 갈림길에 서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luc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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