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지디족 성노예들이 IS 외국인 전쟁범죄자 실체 밝힌다

입력 2020-01-02 11:28  

야지디족 성노예들이 IS 외국인 전쟁범죄자 실체 밝힌다
WSJ, 집단학살·납치 피해자들 증언 효력 주목
전범 물증 확보 어려워…귀국한 조직원 사법처리에 절실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이라크 소수민족 야지디족인 이바나(13·가명)는 5년 전인 8살 때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 조직원에게 성 노예로 팔려 갔다. IS가 그의 부모를 모두 살해한 후였다.
이바나는 "그는 무척 잔혹했어요. 그와 아내는 저 외에도 다른 야지디족 소녀 두 명을 소유했어요"라고 야지디족 생존자에 관한 다큐멘터리에서 증언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바나를 비롯한 야지디족 피해자들의 증언이 IS 조직원들이 서구 국가에서 법의 심판을 받게 하는 데 결정적 증거가 될 수 있다고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유럽과 미국에서는 중동에서 활동하다 귀향한 자국 출신 IS 조직원들을 기소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이들이 벌인 전쟁 범죄에 관한 물증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증거가 부족하니 기소가 이뤄지더라도 결국 조직원들은 범행에 비해 가벼운 형을 선고받기에 십상이다.
WSJ은 1만명 이상의 IS 조직원들이 수감 중이던 시리아 북부 지역에 대해 지난해 10월 터키가 군사 작전을 펼친 이후, 귀향하는 서방국 출신 조직원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유럽에서는 이미 유죄 판결을 받고 수감된 조직원 약 500명이 향후 2년간 석방될 예정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유엔, 인권 운동가, 변호사 등은 IS 전범 재판에서 증거로 활용하기 위해 야지디족 피해자들로부터 증언을 모으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독일계 야지디족 변호사인 두첸 테크칼이 제작한 야지디족 생존자 관련 다큐멘터리 역시 이런 노력의 일환이다.
이번 달 미국 뉴욕 유엔 본부에서 상영될 예정인 이 작품에는 이바나를 비롯해 IS에 성노예로 끌려간 소녀들의 증언이 담겼다.
테크칼은 야지디족을 겨냥한 IS의 만행에 대해 "국경을 초월해 진행된 집단 학살이며, 피해자와 가해자 모두 세계 곳곳에 흩어져있다"라며 "야지디족 여성들은 테러리즘에 대항하는 가장 좋은 무기"라고 전했다.
주로 이라크 북서부 신자르 지역에 거주하는 야지디족은 기독교와 이슬람, 그리고 고대 페르시아 종교인 조로아스터교가 혼합된 전통을 지녀 많은 이슬람 종파가 이들을 이교도로 간주했다.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조직인 IS는 2014년 8월 이라크 신자르를 급습해 야지디족 남성 5천명을 살해하고 여성 6천여명을 납치해 성노예로 학대했다.
WSJ은 다만 야지디족 피해자들의 증언이 각국에서 IS 조직원들을 기소하는데 성공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지는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서구권 국가들은 피의자들의 권리 보호를 중요시하고, 실제로 범죄가 발생한 중동 국가들에서는 사법 체계 자체가 미비하기 때문이다.
야지디족 후원단체인 야즈다에 따르면 수년간 분쟁을 겪은 이라크 등 중동 국가에서는 국제사회의 지원 없이는 IS 조직원들에 대한 사법 절차가 진행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IS 전범들을 국제사법기구에 기소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young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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