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對이란 "최대압박엔 군사적 요소도"…대북 시사점주목

입력 2020-01-08 10:29   수정 2020-01-08 13:51

폼페이오, 對이란 "최대압박엔 군사적 요소도"…대북 시사점주목
기존 경제제재 위주서 최대압박 범위 넓혀…北도발에 대한 우회경고 되나
대북 상황관리 중점 속 美본토·안전 위협시 군사옵션도 시야에…강온 메시지병행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7일(현지시간) 이란 군부 실세 제거 배경을 설명하면서 "최대압박에는 군사적 요소도 있다"고 언급, 대북 상황과 맞물려서도 미묘한 파장을 낳고 있다.
그동안 최대압박 전략이 주로 국제적 제재공조 전선을 통한 고립작전이라는 측면에서 인식돼온 가운데 미측이 '군사적 요소'도 '외교', '경제'와 함께 최대 압박전략을 구성하는 한 부분이라고 분명히 규정한 만큼 대북 대응에 미칠 여파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물론 미국 당국은 북한에 대해서는 자극적 대응을 자제, 궤도이탈 방지를 위한 상황관리에 주력하며 현재까지는 대(對)이란 대응과는 분명히 차별화된 기조를 견지하고 있다.

그러나 폼페이오 장관이 기존의 경제제재 및 이를 위한 국제 공조 위주에서 군사적 부분까지 아우르는 것으로 최대압박 전략의 범위를 넓힘에 따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 등 레드라인을 넘을 경우 북한에 대해서도 '군사적 요소'를 적용할 수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될 여지가 있어 보인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새로운 전략무기'와 '충격적 실제행동'을 예고, 북미간 긴장이 고조된 상황과 시점적으로 맞닿으면서 가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 제거를 최대압박 전략의 일환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한 폼페이오 장관의 언급이 북한에 대한 우회적 경고 메시지로도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인 셈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도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에 여전히 희망적이라며 도발 자제 촉구성 유화 제스처를 보였지만 대이란 대응을 매개로 한 간접적 경고의 시그널도 함께 발신된 셈이 되면서 강온 투트랙 병행이 이뤄지는 모양새이다.
최대압박 전략에 대한 폼페이오 장관의 이날 언급은 솔레이마니 제거에 대한 정당성을 역설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어서 그 자체로 북한을 겨냥했다고 보기는 어려워 보인다.

'임박한 위협'에 따른 선제 대응이었다는 미 당국의 설명에도 불구, 그동안 이란에 대해 구사해온 최대압박 전략이 먹히지 않자 정밀타격이라는 초강수를 꺼내든 게 아니냐는 의구심 어린 시선이 미 조야에서 고개를 드는 가운데 군사적 대응 역시 최대압박 전략의 한 측면이라는 논리로 방어막을 친 면이 없지 않아서다.
또한 미국이 그동안 이란에 대해서는 2018년 이란 핵 합의 탈퇴를 기점으로 대대적 제재 강화 등 이란 옥죄기로 일관해온 반면 북한에 대해서는 같은 해 6월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을 계기로 협상 국면이 본격화된 이후에는 최대압박전략이 다소 느슨해졌다는 점에서 이란과 북한을 같은 선상에 놓고 평면 비교하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적지 않다.
트럼프 행정부는 2017년 '화염과 분노' 시절 비핵화 협상 견인을 위한 차원에서 북한에 대한 최대압박 전략을 천명, 국제적 제재를 통한 대북 고립 작전을 주도해왔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직전인 2018년 6월 초 "최대 압박이라는 말이 더는 사용되지 않길 바란다"며 '최대 압박'이라는 표현을 공식 석상에서는 거둬들였고, 그 이후 미국 측은 대북 제재를 부과할 때마다 '신규제재가 아닌 기존 제재의 집행'이라는 점을 부각해왔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폼페이오 장관의 이날 발언을 통해 미국이 북한의 추후 행동에 따라 다시 대북 최대압박 전략을 전면적으로 가동하는 상황이 현실화될 경우 군사적 대응 카드도 그 일환으로 꺼내 들 또하나의 명분을 축적한 셈이 됐다는 점이다.
폼페이오 장관이 이날 대이란 정책과 관련해 내세운 '본토 방어·수호'와 '미국민의 생명 보호'의 기치가 경우에 따라 대북 대응에 대해서도 적용될 수 있다는 관측인 셈이다.

미국은 최근 북미 간 긴장이 고조되는 와중에 '화염과 분노' 시절 '모든 옵션은 테이블 위에 올려져 있다'며 북한에 대해 만지작거리던 군사옵션 카드를 다시 시야에 두며 대북 경고 수위를 높여왔다. 미국이 솔레이마니 사살 때 적용한 '정밀타격'은 '화염과 분노' 시절 대북 군사옵션으로 거론돼온 이른바 '코피 전략'(제한적 선제타격론)과 유사한 것이다.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도 지난 2일 '오늘 밤이라도 싸워 이길 대비태세'를 강조하며 북한의 향후 행동에 따라 한미연합 군사훈련 재개 검토 카드를 꺼내든 바 있다.
이에 따라 이란과의 충돌 사태를 계기로 한 우회적 대북 경고가 실제 북한의 향후 대미 좌표 설정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가 주목된다.
미국의 '화염과 분노' 위협이 단순한 '허풍'이 아닌 '실제상황'이 될 수 있다는 점이 이번에 드러난 만큼 북한의 고강도 도발을 자제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반면 결국 체제보장의 '안전판'으로서의 핵에 대한 북한의 집착은 오히려 더욱 강화될 수 있다는 게 미 조야의 대체적 시선이다.
물론 현재로서는 북한의 고강도 도발이 없는 한 미국이 적어도 당분간은 북한에 대해 협상 기조를 유지하며 상황 악화를 막는 쪽에 방점을 둘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국무부 고위 관계자도 이날 지난해 북한의 미사일 시험 발사 등이 많이 감소했고 심각한 도발이 없었다고 긍정 평가하며 북한의 합의 이행을 거듭 촉구했다.
또한 폼페이오 장관과 이 관계자 모두 북한이 예고한 '성탄절 선물' 없이 연말을 보냈다는 점을 부각하며 북미간 긴장국면의 파장 축소에 나서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탄핵 정국 와중에 이란 외에 북한에 대해서까지 전선을 넓힐 동력이 마땅치 않을 수 있는 데다 대선 국면에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북한 문제가 상대적으로 뒷전으로 밀리며 교착 국면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hanks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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