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왕좌 지킨 오만 국왕 별세…왕실, 후계자 선정작업 돌입(종합)

입력 2020-01-11 11:51  

50년 왕좌 지킨 오만 국왕 별세…왕실, 후계자 선정작업 돌입(종합)
중동 지역서 최장 기간 통치한 군주…사회 안정·경제 부흥 이끌어
생전 후계자 미지명…왕족회의서 합의 안 나오면 정치적 불안정 우려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중동 지역에서 가장 오랫동안 권좌를 지킨 이슬람왕국 오만의 국왕(술탄)이 별세했다고 AP통신이 11일 보도했다.
오만 국영 뉴스통신사 ONA는 지난 10일 밤 트위터 계정으로 카부스 빈 사이드 알 사이드(79) 오만 국왕이 별세했다고 발표했다. 구체적 사인은 공개되지 않았다.
앞서 카부스 국왕은 재발한 결장암을 치료하려고 지난달 말 벨기에를 방문했다가 예정보다 빨리 귀국한 바 있다.
1940년에 태어난 카부스 국왕은 1970년 영국의 도움을 받아 무혈 쿠데타로 집권한 뒤 오만을 50년간 통치했다.
오만 최고군사위원회는 이날 신임 술탄 선정을 위한 왕족회의를 소집했다.
오만의 술탄국 기본법 6조에 따르면 왕실은 술탄이 공석이 된 지 3일 내에 새 술탄을 골라야 한다.
왕족들이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국방평의회, 최고법원 원장, 양대 협의기구의 수장들이 모여 술탄이 후계자를 적어 넣어둔 봉투를 열어 그 지명자를 새 국왕으로 정한다.
슬하에 자녀를 두지 않은 카부스 국왕은 후계자를 공식적으로 지명하지 않았다. 다만 그는 1997년 인터뷰에서 후계자 이름을 담은 봉투를 봉인해놓았다고 밝힌 바 있다.
전문가들은 신임 국왕 선정 과정에서 왕실 내분, 정치적 불안정과 부족 간 갈등 재점화 등을 우려한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30세에 집권한 카부스 국왕은 국무 총리직과 재무장관, 국방장관, 외무장관직을 겸하면서 권력을 점차 장악해갔다.
그는 남부 도파르 지역 반군들을 영국, 요르단, 이란의 지원을 받아 격퇴하고 반군 지도자들에게 공직을 부여하며 1962년 시작된 반란 사태를 집권 6년 만에 가라앉히는 등 사회 안정화에도 기여했다.
이후 그는 석유 수출로 벌어들인 수십억 달러 규모의 외화를 국내 기반 시설과 군에 투자하며 국민에게 "르네상스(부흥)"로 불리며 추앙받았다.
카부스 국왕 통치 아래 오만은 '누구의 적도 아닌 모두의 친구'라는 기조의 중립 외교를 펼치며 역내 중재자로 거듭났다.
오만은 미국과 이란이 2015년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에 서명하는 데 중재자 역할을 했으며, 사우디아라비아와 예멘 반군 후티의 협상도 오만에서 이뤄져 왔다.
걸프 지역에서 카타르가 아랍에미레이트, 바레인, 사우디로부터 집단 따돌림을 받는 과정에서도 오만은 누구의 편도 들지 않았다.
카부스 국왕이 공개 석상에 마지막으로 모습을 드러낸 것은 2018년 10일 오만을 방문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회담했을 때다.
young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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