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일강 물 분쟁' 3국, 에티오피아 댐 운영안 잠정 합의

입력 2020-01-17 11:53  

'나일강 물 분쟁' 3국, 에티오피아 댐 운영안 잠정 합의
에티오피아·이집트·수단 "단계적으로 채우고 가뭄 땐 방류키로"


(서울=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 아프리카의 '젖줄' 나일강 상류에 수력발전용 댐을 건설하려는 에티오피아와 이에 반발하는 이집트·수단이 댐 운영 조건에 잠정 합의했다.
에티오피아·이집트·수단이 16일(미국동부 현지시간) 워싱턴에서 만나 에티오피아 블루나일 지류에 건설 중인 발전용량 6천㎿급 '그랜드 에티오피아 르네상스댐' 운영 방식을 놓고 합의 초안을 마련했다고 영국 국영 BBC 방송 등이 보도했다.
미국 재무부와 세계은행 총재가 중재한 3국 교섭에서 에티오피아는 댐의 저수량을 우기에 '단계적으로' 늘리고, 가뭄 때에는 물을 방류하기로 약속했다.
발표문에 따르면 3국은 7∼8월에 댐에 발전용 수량을 채우고, 심각한 가뭄이 발생한 경우에 이집트와 수단에 적절한 용수공급 대책을 제공하기로 합의했다.
단계적 저수량 확보가 몇년간 이행되는지 등 자세한 합의 내용은 잠정 합의안에 담기지 않았다.
3국 외교장관과 수자원 담당 장관이 이달 28∼29일에 워싱턴에서 다시 접촉해 최종 합의를 시도한다.
나일 상류국인 에티오피아는 심각한 전력난을 해소하고자 2011년에 하류 국가와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블루나일에 아프리카 최대 규모 댐 건설을 시작했다. 현재 공정률은 80% 수준이다.
블루나일은 나일강 수량의 85%를 차지하는 지류로, 이곳에 댐이 건설돼 물을 담아 놓게 되면 하류 이집트는 생존에 위협을 받게 된다.
비가 거의 내리지 않는 이집트는 물 수요의 90%를 나일강에 의지하며, 최대 전력 공급원인 아스완댐의 저수량도 나일강 유량에 직접 영향을 받는다.
만약 에티오피아에 건설되는 댐이 건기에 방류량을 제한한다면 하류에 있는 이집트는 심각한 물·전기 부족을 겪을 수밖에 없다.
에티오피아는 하류 국가들을 고려해 6년에 걸쳐 댐을 채우는 방안을 제시했으나 이집트는 10∼21년에 걸쳐 서서히 저수량을 늘려야 한다며 반발했다.
생존권이 달린 나일강 분쟁은 실제 전쟁으로 비화할 우려마저 제기될 정도로 악화했다.


이번 3국의 잠정 합의로 일단 나일강 물 분쟁 타결에 청신호가 켜졌다.
최종 합의와 이행 전망은 에티오피아의 방류 약속만으로 이집트가 만족할 수 있을지에 달렸다.
아울러 3국간 합의 결과는 이번 협상에서 빠진 나일강 유역 8개국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추가 분쟁 '불씨'가 될 수 있다.
tr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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