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리비아 동부 군벌 사령관 초청한 그리스 비판(종합)

입력 2020-01-19 21:00  

터키, 리비아 동부 군벌 사령관 초청한 그리스 비판(종합)
블룸버그 "리비아서 각국 이해관계 얽혀…러·중, 원유 확보가 목표"



(이스탄불·서울=연합뉴스) 김승욱 특파원 김서영 기자 = 그리스 정부가 리비아 동부를 장악한 군벌 세력인 리비아국민군(LNA)의 칼리파 하프타르 사령관을 초청한 데 대해 터키가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무장관은 19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하프타르를 초청하고 그리스의 국가 의제를 부각시킨 것은 리비아에 평화를 가져오려는 노력을 방해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니코스 덴디아스 그리스 외무장관을 언급하며 "우리는 그리스 친구들에게 이런 노력은 헛수고라는 것을 상기시키고 싶다"고 덧붙였다.
앞서 그리스 정부는 지난 16일 하프타르 사령관을 아테네로 초청했으며, 덴디아스 외무장관이 그를 접견했다.
이는 터키가 지난해 11월 LNA와 함께 리비아를 양분하고 있는 리비아 통합정부(GNA)와 군사안보협정 및 수역협정을 체결한 데 대한 대응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터키는 군사안보협정에 따라 GNA를 돕기 위한 병력을 리비아에 파견하는 대신 GNA가 통제하는 리비아 서부를 동(東)지중해 자원 탐사·개발의 배후기지로 활용할 방침이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16일 "리비아 통합정부에게서 시추허가를 받은 뒤 올해 안에 천연가스 탐사 및 시추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이에 동지중해의 에너지 자원 개발을 두고 터키와 갈등을 빚고 있는 그리스는 리비아 동부를 장악한 LNA와 협력관계 구축에 나섰다.
차우쇼을루 장관은 "그리스는 리비아의 합법 정부와 대화하는 대신 외교관계를 단절하기로 했다"며 "불행히도 그들은 '적의 적은 내 친구'라는 이해관계에 따라 행동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리비아는 2011년 '아랍의 봄' 민중봉기의 여파로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이 무너진 후 수도 트리폴리 등 서부를 통치하는 GNA와 동부를 장악한 하프타르 사령관의 LNA로 양분돼 내전을 벌이고 있다.
특히 리비아 국토의 80%와 이곳에 몰려있는 유전을 장악한 LNA는 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UAE)·이집트 등 중동 국가를 비롯해 그리스, 이탈리아, 프랑스, 러시아의 지원을 받는다.
반면 유엔이 인정한 합법정부인 GNA는 터키, 카타르 등의 지지를 받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와 관련, 열강들이 리비아 내전에 뛰어들어 유전 등 각자의 이해관계에 따라 '킹메이커'로서 입김을 행사하려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러시아의 경우 지난 13일 터키와 함께 모스크바에 GNA와 LNA 대표를 초청해 휴전 협상에 나서는 등 적극적으로 역내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다. 다만 당시 LNA 지도자인 하프타르 사령관이 서명을 거부하면서 협정은 체결되지 못했다.
특히 러시아는 시리아에서 대리전을 벌이고 있는 터키와의 협상 지렛대로 리비아를 활용하는 동시에 리비아 유전에 대한 접근권을 확보하려는 목적을 가진다.
지난 2018년 국영 석유기업 '페트로차이나'를 통해 리비아산 원유 구매 계약을 마친 중국과, 리비아 최대 석유 생산 기업인 '에니스파'(Eni Spa)를 운영하는 이탈리아 역시 리비아 문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리비아는 20세기 초부터 2차세계대전 이후까지 이탈리아 식민지였다.
이와 별개로 이집트와 UAE는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가 자국 내로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해 LNA의 하프타르 사령관을 지원하고 있으며, 독일은 리비아 내전으로 인한 유럽행 난민 행렬을 멈추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프랑스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주도로 카다피를 축출하는데 주동적 역할을 했으며 현재 내전 상황에서도 양쪽 편과 다 손을 잡고 있다.
미국은 2012년 리비아 동부 벵가지에서 미국 영사관이 공격을 받은 와중에 크리스토퍼 스티븐스 대사가 사망한 이후 급진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를 겨냥한 부정기적 공습으로 자국 역할을 한정해 왔다.
영국도 대체로 중동 지역에서 정권 교체 냄새가 나는 적극적 개입을 하는 역할을 자제해 온 분위기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마다 직·간접 이해관계 때문에 미국과 영국 등도 포함한 10여개국 대표들은 이날 독일 베를린에서 리비아 사태 논의를 위한 회의를 개최한다.
kind3@yna.co.kr, sy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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