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리선권 변수' 촉각속 상황관리…"서두를게 없다" 인내외교

입력 2020-01-25 09:41  

미국 '리선권 변수' 촉각속 상황관리…"서두를게 없다" 인내외교
속도조절론으로 장기전 대비…외무상 교체 '긍정신호' 희망 피력, 탈선 방지 시도
북 미사일 동향 '면밀주시' 우회 경고하며 '외교적 해결' 협상복귀 거듭 촉구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미국이 '리선권 변수'가 북미 관계에 미칠 여파에 촉각을 세우며 상황관리에 나선 모습이다. '인내하는 외교'를 내세워 "서두를 게 없다"(we aren't in a rush)는 속도조절론도 다시 꺼내들었다.
핵탄두 운반 능력을 갖춘 장거리 탄도미사일 구축 시도 등 북한의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는 경고 메시지로 도발 차단에 나서는 한편으로 협상을 통한 외교적 해결 원칙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리선권 신임 북한 외무상 기용이 한동안 멈춰선 북미 비핵화 협상 재개를 위한 긍정적 신호가 되길 바란다는 희망 사항을 발신한 것도 상황관리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북한이 '새로운 전략무기'를 거론하며 '충격적인 실제 행동'을 예고한 가운데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의 오른팔로 알려진 군부 출신 리 신임 외무상 전진배치로 대미 강경·대결 노선이 강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상황에서 선제적으로 탈선 가능성 차단에 나선 셈이다.
특히 지난 22일 미 국무부 고위 당국자의 입에서 나온 '느리고 인내하고 꾸준한 외교' 기조의 연장 선상에서 서두를 게 없다는 입장을 거듭 밝힌 데는 북미교착 장기전에 대비하려는 포석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은 24일(현지시간) 이날 북한의 '새로운 전략무기' 예고와 관련해 북한이 공격적인 연구·개발(R&D) 프로그램 및 테스트 프로그램을 갖고 있으며, 핵탄두를 운반할 능력을 갖춘 장거리 탄도 미사일 구축을 명백하게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 정보당국 차원에서 북한의 동향을 소상히 파악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 우회적 경고 메시지도 보낸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도 "정치적 합의가 최상의 길"이라며 북한의 협상 복귀를 거듭 촉구했다.
조너선 호프먼 미 국방부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한미연합훈련의 기존 조정 시행 방침에 변화가 없다며 이는 북한에 협상 여지를 주기 위한 것이라는 입장을 확인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정보당국과 국무부 대북 특별대표실 등을 중심으로 '새로운 키맨'의 전면등장을 예의주시하며 이 신임 외무상에 대한 분석작업을 진행하는 듯한 흐름이다.
데이비드 스틸웰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이날 정보당국이 북한 정권의 '핵심 플레이어'들에 대한 확인작업에 능하다며 인물정보 분석이 한창임을 시사했다.
스틸웰 차관보가 리 외무상에 대해 "나는 이 사람이 누군지 전혀 모른다. 진짜 모른다"고 언급한 것은 여러모로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비(非)외무성 출신 '뉴 페이스'의 등장이 갖는 의미와 그 파장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 역시 아직 분명히 가늠하지 못하는 '깜깜이 상태'일 수도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으로도 읽힌다.
이런 점에서 스틸웰 차관보가 이번 인선이 북한의 협상 복귀를 견인하는 긍정적인 계기로 작용하길 바란다는 희망을 피력한 것은 대미 강경노선 강화 가능성을 경계하며 북한의 궤도이탈을 막으려는 제스처로도 보인다.
미 조야 일각에서는 모든 의사결정 권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 절대적으로 집중된 북한의 지배구조 특성상 외무상 교체 자체가 실질적인 노선 변화에 어느 정도의 영향을 미칠지는 두고 봐야 한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기는 하다.
스틸웰 차관보가 "굳건한 입장을 유지하면서 북한이 협상장으로 복귀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최상의 접근법'"이라면서 "서두를 게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것도 눈길을 끈다.
이는 국무부 고위 당국자가 지난 22일 북한에 대한 '느리고 인내하고 꾸준한 외교' 기조를 확인한 것과 같은 맥락에 있는 것이다.
스틸웰 차관보는 트럼프 표 '인내하는 외교'가 전임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와 다른 점을 묻자 미국이 문제 해결에 대한 조급함으로 인해 기존 입장에서 물러섰던 과거 협상사를 들어가며 차별화를 시도했다.
이를 두고 일면 조속한 협상 재개를 촉구하면서도 실질적 속도내기 보다는 탄핵 및 대선 국면에서 상황관리에 주력하겠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기류를 반영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의 추가 도발 억지와 협상 틀 유지 등에 방점을 둠으로써 대선 국면에서 '대북 리스크'를 최소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인 셈이다.
'인내하는 외교'에 기반한 '서두르지 않겠다'는 방침에는 대선 국면에 내세울 외교 치적에 마음이 급한 트럼프 대통령이 성급한 대북 합의를 하는 게 아니냐는 미 조야 일각의 우려를 차단하기 위한 계산도 깔려있어 보인다. 그러나 이는 북한의 비핵화 행동 없이는 '새로운 셈법' 요구에 응하지 않겠다는 뜻을 재확인한 것으로도 볼 수 있어 교착 장기화로 이어지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은 북한의 외교상 교체 이후 구체적으로 윤곽을 드러낼 북한 대미 노선의 방향을 지켜보면서 추가 대응 방안 등을 모색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hanks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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