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상태 통화정책 적절 판단"…당분간 동결기조 지속 전망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9일(현지시간) 현행 1.50~1.75%인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지난해 7월말 이후 세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내렸다가 지난달 인하 행진을 멈춘 연준이 동결 모드를 이어간 것이다.

연준은 이날까지 이틀간 통화정책회의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어 통화정책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FFR)를 현행 1.50~1.75%로 유지하기로 만장일치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미국의 낮은 인플레이션 압력과 상대적으로 양호한 경제 상황, 노동시장 여건 등을 고려할 때 금리를 변화시킬 요인이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연준은 성명에서 "노동시장은 강하고 경제활동은 적정한 비율로 증가하고 있다"며 "일자리는 최근 몇 달 간 평균적으로 견고하고 실업률은 낮은 상태를 유지해 왔다"고 평가했다.
이어 "가계 지출이 완만한 속도로 증가해 왔지만, 기업 고정투자와 수출은 약한 상태로 남아 있다"며 "12개월 기준 전반적 인플레이션과 식품,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인플레이션은 (연준의 목표치인) 2%를 밑돌고 있다"고 말했다.
연준은 "현 상태의 통화정책은 경제 활동의 지속적 확장과 강한 노동시장 여건, 2% 목표 근방의 인플레이션을 지지하기에 적절하다고 판단한다"고 동결 배경을 설명했다.
또 "연방기금금리에 대한 목표 범위의 적절한 경로를 평가하면서 글로벌 전개상황과 낮은 인플레이션 압력을 포함해 경제전망에 관해 입수되는 정보의 시사점을 계속 모니터링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성명은 지난달과 비교해 가계지출의 증가 속도를 '강한'(strong)에서 '완만한'(moderate)으로 바꾼 것 외에는 변경된 내용이 없다.
이번 금리 동결 역시 지난달과 마찬가지로 위원 10명의 만장일치로 결정됐다.
연준의 이번 결정은 당분간 동결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는 시장의 예상과 부합하는 것이다.
지난달 연준은 향후 금리 전망을 모아 보여주는 점도표(dot plot)에서 투표권이 없는 FOMC 위원들을 포함해 총 17명의 위원 중 13명이 올해 금리 동결을 전망하고 4명은 0.25%포인트 인상을 예상하는 등 당분간 동결 기조로 갈 것을 예고한 바 있다.

연준은 이날 시중의 단기유동성은 풍부하게 공급한다는 기조를 재확인했다.
단기물 국채(Treasury bills) 매입을 최소한 2분기까지 이어가고, 하루짜리(오버나이트) 초단기 유동성을 공급하는 환매조건부채권(Repo·레포) 거래도 오는 4월까지 지속하기로 했다.
다만 초과지급준비금리(IOER)를 1.55%에서 1.60%로 0.05%포인트 인상하기로 했다.
시중은행이 법정 지급준비금을 초과해 연준에 맡기는 금액에 대한 이자로, IOER 인상은 유동성을 흡수하는 효과를 낸다. 다만 정책기조 전환이라기보다는 기술적인 조정의 성격이라고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평가했다.
연준은 글로벌 금융위기 와중인 지난 2008년 12월 기준금리를 0.00~0.25%로 인하해 사실상 '제로 금리'로 떨어뜨렸다.
미국이 금융위기를 극복하고 경기가 회복되면서 2015년 12월 7년 만에 처음으로 금리를 올린 것을 시작으로 긴축기조로 돌아서 2016년 1차례, 2017년 3차례, 2018년에 4차례 등 총 9차례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이후 미중 무역분쟁과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 주요국의 저금리 정책에 영향을 받아 지난해 7월말 10년 7개월 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내렸고, 이후 9월과 10월에도 각각 0.25%포인트씩 인하했다가 지난달 동결 기조로 전환했다.
jbr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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