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인, 네안데르탈인 유전자 많이 가졌다' 학설 '흔들'

입력 2020-01-31 13:24   수정 2020-01-31 16:54

'동아시아인, 네안데르탈인 유전자 많이 가졌다' 학설 '흔들'
"유럽인과 비슷한 수준…아프리카인에게도 유전자 남겨"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사람 속(屬)의 한 종인 네안데르탈인은 약 4만년 전 멸절해 화석인류가 됐지만 현생 인류 조상과의 이종교배를 통해 현대인의 유전자에 아직도 흔적이 남아있다.
그동안 관련 연구를 통해 인류의 발상지를 벗어난 적이 없는 아프리카인에게는 유럽과 아시아에서만 거주하던 네안데르탈인의 피가 섞이지 않았으며, 유럽인보다는 동아시아인에게 네안데르탈인의 유전자가 더 많이 남아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아프리카인도 유럽인이나 아시아인보다 상대적으로 적기는 하지만 네안데르탈인에게서 받은 유전자를 갖고 있으며, 유럽인과 아시아인 모두 비슷한 수준의 네안데르탈인 유전자를 갖고 있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과학저널 '셀'(Cell) 최신호를 통해 발표됐다.
셀을 발행하는 '셀 프레스'(Cell Press)와 과학전문 매체 등에 따르면 프린스턴대학의 생태·진화생물학 교수인 조슈아 에이키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기존 연구의 오류 가능성을 줄이는 새로운 통계분석법을 활용해 이런 결론에 도달했다.
연구팀은 아프리카인과 유럽인, 동아시아인 등을 대표하는 2천504명의 유전자를 분석한 뒤 이를 시베리아와 유럽 남동부 등지에서 발굴된 네안데르탈인 화석의 유전자와 비교했다.
기존 연구에서는 네안데르탈인 유전자뿐만 아니라 네안데르탈인의 피가 섞이지 않은 것으로 추정되는 현대 아프리카인의 유전자까지 비교 대상으로 삼았는데, 이를 배제하고 특정 유전자 파편이 네안데르탈인 유전자에서 물려받은 것일 가능성만을 계산했다. 비교 대상이 된 현대 아프리카인 유전자에 네안데르탈인에게서 받은 고대 유전자가 섞여 있을 때 네안데르탈인 유전자 흔적을 과소평가하는 오류를 줄이기 위한 것이었다.
그 결과, 아프리카인에게는 기존 연구들보다 훨씬 높은 평균 0.5%의 네안데르탈인 유전자가 섞여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유럽인과 아시아인이 가진 네안데르탈인 유전자는 각각 1.7%와 1.8%로 나타났다. 이는 앞선 연구에서 동아시아인들이 유럽인들보다 네안데르탈인 유전자를 약 20%가량 더 가진 것으로 추산한 것과는 차이가 있다.



아프리카인에게 남아있는 네안데르탈인 유전자는 면역체계를 강화하거나 자외선에 대한 민감도를 조정하는 등의 역할을 하는 것들로, 약 94%는 유럽인과 동아시아인에게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약 6만~8만년 전 아프리카에서 나온 현생인류의 조상들이 유럽과 아시아에 거주하던 네안데르탈인과 이종교배를 해 피가 섞이게 됐지만 아프리카에 남은 현생인류 조상들은 네안데르탈인과 접촉할 기회는 없었던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네안데르탈인 피가 섞인 유럽의 현생인류 조상 중 극히 일부가 약 2만년에 걸쳐 아프리카로 다시 돌아가 네안데르탈인 유전자를 아프리카인들에게 퍼뜨렸을 것이라는 결론을 얻었다. 이는 현대 아프리카인이 네안데르탈인 유전자 중 7.2%를 유럽인과 배타적으로 공유하는 반면 아시아인과는 2%에 그친 점에 근거하고 있다.
에이키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인류의 역사와 다양한 인종에게 남은 네안데르탈인의 흔적에 대한 중요하고, 새로운 통찰력을 제공하는 것"이라면서 "현재까지 연구된 모든 현대인에게 네안데르탈인의 유전자 흔적이 남아있다는 것을 입증했다"고 강조했다.
eomn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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