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은행장 선정 연기…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고심' 깊어져

입력 2020-01-31 15:28   수정 2020-01-31 18:50

차기 은행장 선정 연기…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고심' 깊어져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 우리금융이 돌연 차기 우리은행장 후보 결정을 연기함에 따라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이 사퇴 수순을 밟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우리금융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31일 차기 우리은행장 후보 추천 일정을 재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히면서 그 이유로 '새로운 여건 변화'를 들었다.
이는 손 회장에 대한 금융당국의 중징계 결정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은 전날 대규모 원금손실을 부른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와 관련한 제재심의위원회를 열어 손 회장에게 중징계 처분을 내렸다.
중징계 처분이 확정되면 손 회장은 향후 3년간 금융기관에 취업할 수 없어 지주 회장 연임이 무산될 수도 있다.
앞서 우리금융지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손 회장을 임기 3년의 차기 대표이사 회장 후보로 단독 추천했다. 손 회장의 연임은 오는 3월 우리금융 정기 주주총회에서 최종 확정된다.
손 회장이 은행장직을 내려놓겠다고 공언했고 이미 차기 은행장 최종후보군(쇼트리스트)까지 발표할 정도로 선정 작업을 진행한 만큼 그룹임원후보추천위가 차기 은행장 선정 과정을 중단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즉, 손 회장이 지주 회장직을 잃게 될 수 있으니 은행장직이라도 유지하기 위해 차기 은행장 후보 선정 작업을 늦춘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결국 '새로운 여건 변화'는 손 회장의 지주 회장 사퇴라는 최악의 상황을 염두에 둔 사정 변경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손 회장이 물러나게 되면 차기 지주 회장을 선정해야 하는데 우리금융그룹 내에 차기 인재 후보군이 많지 않다.
지난해 중징계가 사전 통보돼 '리스크'가 있는 손 회장을 차기 회장으로 내정한 데에는 '대안이 없다'는 논리도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다른 금융그룹은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를 경험하며 경영 능력이 검증된 이들이 지주 회장에 오르지만 우리금융은 지주 체제로 전환한 지 1년 남짓이어서 그럴 여건이 안 된다.
게다가 우리금융이 금융그룹이라고 하지만 은행 비중이 절대적이고 나머지 자회사는 카드를 제외하면 금융그룹 자회사라고 내세울 만큼 규모가 크지 않다.
외부에서 '낙하산' 인사가 오지 않는 이상 우리은행장도 겸직하고 있는 손 회장 이외에는 지주 회장에 걸맞은 경력을 갖춘 인사가 우리금융 내부에 많지가 않다.
우리은행 노동조합이 지난해 말 손 회장의 사실상 연임 결정 후 우리금융 임추위 결정을 지지한다는 성명을 낸 데에도 이런 사정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인재 풀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 먼저 지주 회장을 뽑고 나중에 은행장을 선임하기 위해 이번에 차기 은행장 후보 선정 일정을 연기한 것으로 풀이된다.
물론 손 회장으로서는 금감원 제재 결정에 불복해 법적 소송으로 갈 수도 있다.
금융권에서는 법적 다툼으로 갔을 때 우리금융의 승소 가능성이 작지 않다고 보고 있다. 단, 이기더라도 우리금융그룹은 금융당국과 상당 기간 '불편한 관계'가 될 것이란 점을 감수해야 한다.
개인이 살기 위해 조직을 어려움에 처하게 한 모양새가 돼 손 회장으로서는 법적 소송이 쉽지 않은 선택일 수 있다.
우리금융으로서는 이광구 전 우리은행장이 채용 비리 논란으로 은행장에서 사퇴한 전례도 있다.
채용 비리 혐의를 받은 은행권 CEO 가운데 CEO직에서 물러나 전직 신분으로 재판을 받은 이는 이 전 은행장이 유일하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새로운 여건 변화로 일정을 재논의하기로 한 것일 뿐"이라며 자세한 언급을 삼갔다.
pseudoj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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