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이자 '8만6천원' 적금에 난리…배경엔 '쥐꼬리' 이자 현실

입력 2020-02-04 06:39   수정 2020-02-04 10:02

1년 이자 '8만6천원' 적금에 난리…배경엔 '쥐꼬리' 이자 현실
월 30만원 한도 '연 5%' 적금 출시에 한밤까지 앱 접속 폭주·고객 불편
일반 예적금은 연 2%도 어려워…"안전성 좇아 0.01%p라도 더 주는 곳으로"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지난 3일 하나은행이 사명 변경을 기념해 내놓은 이벤트성 정기적금에 그야말로 난리가 났다.
연 5.01% 금리를 제공한다는 '하나 더적금'은 포털 사이트 검색어 상위권에 올랐고, 맘카페나 재테크 커뮤니티 등 인터넷 게시판에서 시끌시끌했다.
적금 가입자가 몰리면서 하나은행 공식 앱 '하나원큐'는 종일 접속이 잘되지 않았다. 오전 한때 접속 대기자가 5만명을 넘겼고, 한밤중인 오후 11시에도 1만5천여명이 몰렸다. 신규 가입자는 물론 기존 하나은행 고객들까지 앱 이용에 불편을 겪어야 했다.
월 30만원 한도에 1년짜리인 이 적금은 기본금리 연 3.56%에 온라인 채널 가입(연 0.2%), 하나은행 입출금통장으로 자동이체 등록(연 1.25%)의 조건을 충족하면 최고 연 5.01%의 금리를 준다.
사흘간 판매되는 이 상품은 첫날에만 20만명이 넘게 가입했다. 오후 5시 40분 기준으로 개설 계좌는 21만1천494개, 가입금액은 590억원이었다.
최고 한도로 돈을 넣었다고 할 때 만기에 받을 수 있는 이자는 세후 8만2천650원이다. 적은 돈은 아니지만, 세간의 떠들썩한 반응을 떠올려보면 다소 머쓱해지는 금액이다.

앞서 지난해 7월에는 카카오뱅크가 1천만 고객 달성을 기념해 내놓은 연 5% 금리 정기예금이 '1초' 만에 완판되는 일이 있었다. 100억원 한도로 선착순 판매된 이 상품은 판매 개시와 동시에 마감되면서 고객들의 원성을 샀다.
이런 관심의 뒤에는 예·적금으로는 연 2%의 금리도 받기 쉽지 않은 현실이 있다. 저금리 기조 속에서 예금으로 목돈을 모으려는 이들은 연 0.01% 포인트라도 이자를 더 주는 곳을 따라 움직인다. 연 5%는 현재 어디서도 받지 못하는 획기적인 숫자다.
4일 은행권에 따르면 시중은행에서 판매하는 만기 1년짜리 정기적금의 금리(은행연합회 공시 기준)는 연 1.0∼2.4% 수준이다.
60개 적금상품 중 연 2.0%가 넘는 금리를 주는 상품은 하나은행 'T핀크적금'(2.1%), 우리은행 'WON적금'(2.4%), 제주은행[006220] '행복을 가꾸는 통장'(2.25%), 수협은행 'Sh내가만든적금'(2.1%)에 정도에 불과하다. 3년을 맡겨도 금리는 연 1.15∼2.20%로 크게 차이가 없다.
정기예금으로 눈을 돌려도 상황은 비슷하다. 1년 만기 정기예금의 금리는 연 1.1∼1.7%로 2.0%를 넘는 상품을 찾아볼 수 없다.
통상 연말·연초가 되면 금융권에서 고금리 특판 상품을 내놓기도 했지만, 올해는 그마저도 찾기 어려웠다.
'쥐꼬리' 금리에도 여전히 은행 예·적금에 돈이 몰리는 것은 안전성을 좇는 자금이 그만큼 많다는 얘기다. 구조적 불황과 경기 불확실성 확대, 고위험 투자상품 경계 심리 등으로 마땅한 투자처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안정적인 1금융권에서 나온 상품으로 기본 금리 자체도 높은 수준에 상대적으로 까다롭지 않은 우대 조건, 대면·비대면 가입 모두 가능하다는 점 등으로 높은 관심을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초저금리 시대에 돈 맡길 곳에 목마른 고객들이 조금이라도 많은 이자를 준다는 은행과 상품을 찾아 언제든 갈아타는 모습을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noma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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