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지병원, 환자 치료결과 발표…"사스·메르스때도 썼던 치료제"
3번환자, SNS 비판에 불안·스트레스 겪어 심리 안정제도 투여
(서울=연합뉴스) 신선미 기자 = 12일 퇴원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번 확진자(54세 남성, 한국인)를 치료한 명지병원 의료진은 "에이즈 치료제인 '칼레트라'가 코로나19에 어느 정도 효과가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왕준 이사장은 이날 명지병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3번 환자가 입원한 지 8일째부터 칼레트라를 투여했다"면서 "투약 다음 날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검출량이 감소했고 폐렴 증상이 호전됐다"고 설명했다.
임재균 진단검사의학과 교수도 이 자리에서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이나 고령자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폐렴의 고위험군의 경우라면 초기부터 이 약의 투여를 고려해야 함을 시사한다"는 견해를 내놨다.
칼레트라는 로피나비르와 리토나비르 성분의 혼합제로, 에이즈 바이러스(HIV)의 증식을 억제한다. 명지병원은 3번 환자의 자세한 치료과정을 대한의학회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JKMS)에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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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번 환자는 지난달 25일 명지병원에 입원했고, 다음날인 26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지난주부터 폐렴 증상이 호전돼 확진 18일째인 이날(12일) 퇴원했다.
최강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19가 나타난 지 2개월밖에 안 되는 감염증이므로 특효약이 있을 리 없다"면서 "단지 이 바이러스도 '코로나'의 변종이니까, 20년 전 먼저 발생한 사스와 5년 전 메르스 때 썼던 약을 활용한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3번 환자의 사례만 본 것이지만, 코로나19 감염에 에이즈 치료제가 효과가 있다는 강력한 암시를 얻어서 학계에 보고하게 됐다"면서 "외국에서 약 200명 대상의 연구를 진행하는 것으로 아는데, 명확한 결론을 내릴 만한 결과가 나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3번 환자는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에서 지난달 20일 귀국한 뒤 5일간 서울 강남과 일산 일대를 돌아다니며 사람들을 만났고 2차·3차 감염을 일으켰다. 환자의 이런 행적을 두고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는 '안이한 대처'라는 비판이 쏟아지기도 했다.
이 이사장은 "그런 이야기를 듣고 3번 환자분이 많이 힘들어했다"면서 "불안과 스트레스 증상이 심해, 입원 뒤 정신과 협진으로 심리상담을 진행했고 정신·심리 안정제도 투여했다"고 밝혔다.
한편 같은 병원에 입원 중인 17번 환자(37세 남성, 한국인)와 28번 환자(30세 여성, 중국인)는 증상이 거의 없어 항바이러스제 치료를 받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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