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화장장 풀가동·일손 부족"…사망자 축소의혹 나돌아

입력 2020-02-13 16:36  

"우한 화장장 풀가동·일손 부족"…사망자 축소의혹 나돌아
우한시 "병상 10만개 준비하라"…환자 대폭 늘어날 가능성
美 도피 중국 재벌 "이미 5만명 사망·150만명 감염" 주장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중국 정부가 발표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 통계에 대한 불신이 갈수록 커지는 가운데 밀려드는 사망자로 인해 우한 내 화장장이 24시간 쉼 없이 가동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13일 홍콩 명보, 빈과일보 등에 따르면 코로나19 사망자 등이 크게 늘면서 우한 내 화장장과 장례업체들은 24시간 풀가동 체제를 운영하고 있으며, 일손이 부족해 다른 지역에서 지원마저 받고 있다.
중국 장례 전문지 '빈장주간'(殯葬周刊)에 따르면 허난(河南)성 뤄양(洛陽)시 장례업체는 이달 7일 3명의 공산당원으로 이뤄진 '돌격대'를 우한시에 파견, 일손 부족에 시달리는 우한 장례업계를 지원하기로 했다.
충칭(重慶)시의 두 장례업체도 총 22명에 달하는 지원팀을 우한에 보내기로 했다. 이들이 출발 전에 찍은 단체 사진은 현재 중국 소셜미디어에 올라와 있다.
우한의 한 장례업체 직원은 텐센트 그룹이 운영하는 뉴스 사이트에 지난달 하순부터 일이 밀려들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 직원은 "춘제(春節·중국의 설) 직전부터 바빠지기 시작했다"며 "지금은 24시간 완전가동 체제로 운영되고 있으며, 인력과 물자가 매우 부족해 직원들이 쓰러지기 일보 직전"이라고 밝혔다.
그는 "나는 원래 사무직이지만, 일손 부족으로 인해 지금은 현장에 나가 시신을 운반하는 일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중국 누리꾼 팡빈(方斌)은 우한 제5병원 입구에서 5분 동안 무려 8구의 시신이 자루에 담겨 병원 밖으로 실려 나가는 장면을 찍어 소셜미디어에 올리기도 했다.
또한, 이달 초 우한 장례업계는 "시신을 담을 자루와 방호복이 부족하니 기증해달라"고 중국 전역에 공개적으로 요청했다.
이러한 우한 장례업계의 상황은 중국 정부가 발표하는 사망자 통계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누리꾼들은 지적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가 발표한 우한의 신규 사망자는 10일 67명, 11일 72명, 전날 216명 등으로 하루 100∼200명 수준이다.
이 정도 사망자 규모 때문에 과연 우한 장례업계가 24시간 완전가동 체제에 들어가고, 다른 지역에서 긴급하게 인력을 지원받을 필요가 있느냐는 지적이다.
결국, 중국 정부가 실제 사망자보다 훨씬 작은 규모의 사망자를 발표하고 있지 않느냐는 얘기이다.
여기에는 우한 내 병상과 진단 키트 부족 등으로 인해 코로나19 의심 환자가 확진 판정을 받지 못하고 죽을 경우 '코로나19 사망자'로 공식 집계되지 않는 문제 등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 정부가 코로나19 감염자 급증에 대비하고 있는 정황도 포착됐다.
명보에 따르면 우한시 코로나19 방역지휘본부는 우한 내 병원, 호텔, 체육관, 학교 등을 개조해 오는 20일까지 지정병원, 경증 치료소, 집중 격리소 등 3단계로 이뤄진 총 10만 개의 병상을 확보할 방침이다.
현재 우한 내 병상은 총 3만7천 개 규모로, 이러한 대대적 확충은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할 것에 대비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으로 도피해 중국 지도부의 비리를 폭로해온 중국 부동산재벌 궈원구이(郭文貴)는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가 이미 5만 명을 넘었다는 주장을 내놓았다.
궈원구이는 지난 7일 전 백악관 수석 전략가 스티브 배넌이 진행하는 인터넷 방송에 나와 "우한 내에 49개의 화장장이 있으며, 이들 화장장은 지난 17일 동안 24시간 풀가동 체제로 운영됐다"며 "여기에서 화장되는 시신은 하루 1천200여 구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이로써 추산하면 우한 내에서 코로나19로 사망한 사람은 5만 명에 달하며, 중국 전체의 코로나19 확진 환자 수는 150만 명에 이른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궈원구이 주장의 진위를 확인하기는 힘들지만, 중국 정부 통계에 대한 불신이 커지면서 중국 온라인에서는 확인되지 않은 여러 소문이 떠돌고 있다.
중국 소셜미디어에는 우한 내에 시신을 담을 자루가 부족해 어린이 3명을 한 자루에 담는 모습을 찍은 동영상이 유포되기도 했으나, 일부 누리꾼은 우한이 아닌 다른 지역에서 찍힌 것이라고 반박했다.
일부 누리꾼은 일기예보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터넷 기업 '윈디닷컴'의 자료를 인용해 시신 화장 때 나오는 연기로 인해 우한 대기의 이산화황(SO2) 수치가 급등했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이에 대해 중국 기상 당국은 우한 대기의 이산화황 수치는 정상 범위를 유지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ssah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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