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국가정보 수장에 대표적 충성파 그리넬 지명

입력 2020-02-20 11:45   수정 2020-02-21 07:25

트럼프, 국가정보 수장에 대표적 충성파 그리넬 지명
상원 인준 안 거치는 '대행직' 임명…민주 "경험없는 인물 편법 임명" 반발
NYT "트럼프, 정보기관 '꼭대기'에 자기 사람 앉히려는 의중 드러내"



(서울=연합뉴스) 김서영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국가정보국(DNI)의 차기 국장 대행으로 측근인 리처드 그리넬 독일 주재 미국 대사를 임명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리처드는 대단히 훌륭하게 국가를 대표해왔고, 그와 함께 일하게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라면서 임명 소식을 전했다고 AP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이에 따라 그리넬 대사는 지난해 7월 사임한 댄 코츠 전 DNI 국장의 후임인 조지프 매과이어 국장대행에 이어 DNI 국장대행직을 맡게 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리넬 대사를 '국장대행'에 임명한 것은 '국장'으로 임명할 경우 거쳐야 하는 복잡한 상원 인준 절차를 피하기 위한 방편이다. 대신 임기는 매과이어 국장대행 때와 마찬가지로 6개월에 그친다.
DNI는 2001년 세계무역센터 등에 대한 9·11 테러 이후 정보기관 개편 필요성에 따라 만들어진 직책으로 그레넬 대사는 향후 중앙정보국(CIA)과 국가안보국(NSA) 등 미국 내 17개 정보기관을 아울러 관리·감독하게 된다.
그리넬 대사는 2000년대 초반 유엔 주재 미국대표부 대변인을 거쳐 2017년 독일 대사로 임명된 대표적인 '트럼프 충성파'다.
그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및 집권연정과 자주 접촉하면서 더 많은 방위비를 요구하는 등 트럼프 대통령의 어젠다를 적극적으로 전파하는 모습으로 트럼프 정부에 눈도장을 찍었다.
또 독일과 러시아를 직접 연결하는 해저 가스관인 '노드 스트림(Nord Stream)-2' 사업에 대해 지지를 철회하며, 이란 지도부와 회담을 열었던 독일 정부를 비난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 제재에 부심하는 트럼프 행정부와 함께 독일 내 화웨이 퇴출에 앞장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방송에서 각국의 미국 대사들을 향해 주재국 대통령의 연락처를 입수해 직접 연락하라고 조언한 그리넬 대사를 공개적으로 치하하기도 했다.



민주당은 정보기관 수장으로서 그리넬 대사의 경험 부족을 꼬집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편법 임명'을 비판했다.
미 상원 정보위원회 간사인 마크 워너(민주) 의원은 이날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아무런 정보기관 경험이 없는 인물을 대행 자격으로 수장 자리에 임명했다"고 비난했다.
워너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그리넬 대사를 국장대행으로 임명한 데 대해 중대한 국가 안보직 인선에 대해 조언하거나 허가하는 상원의 헌법적 권한을 회피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국가와 세계 안보가 큰 어려움에 처한 시기에 안정적이고 경험이 풍부한 인물이 정보기관을 이끌 자격이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편법 임명 여부를 떠나 지금 미국은 그 어느 때보다도 최고의 정보와 분석을 제공할 수 있는, 상원이 인준한 정보국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정보기관 경험이 없고, 거대 조직을 이끌어 본 경력도 없는 그리넬 대사를 차기 정보국의 수장으로 임명한 건 정보기관의 꼭대기에 자신의 신임을 받는, 공격적인 인물을 두고 싶어한다는 의중을 드러낸 것이라고 풀이했다.
그간 그리넬 대사의 편향된 행보로 볼 때 과거 정보국 수장들이 중립적인 위치를 지키려 노력한 것과 달리 정보기관을 트럼프 대통령의 뜻대로 움직이게 만들 것이라는 전 관계자들의 우려도 나왔다고 NYT는 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그리넬 대사가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한 트럼프 대통령과 정보 당국의 묵은 갈등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트럼프 선거캠프 측이 러시아와 공모해 선거에 개입하려 했다는 '러시아 스캔들'에 대한 연방수사국(FBI)의 수사가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측이 사주한 엉터리 자료를 근거로 시작됐다고 주장하면서 정보 당국과 갈등을 빚어왔다.
sy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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