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2위 고령국' 이탈리아, 코로나19 확산에 노인 안전 우려

입력 2020-02-26 11:58   수정 2020-02-26 13:18

'세계 2위 고령국' 이탈리아, 코로나19 확산에 노인 안전 우려
추가 사망자 4명 모두 고령…WP "노인 위한 대책 마련해야"



(서울=연합뉴스) 현혜란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노인에게, 그리고 환자에게 더욱 치명적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일본에 이어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65세 이상 노령인구가 많은 이탈리아가 코로나19 확산에 더욱더 촉각을 곤두세워야 하는 이유다.
하지만 이탈리아 정부는 코로나19 환자가 속출하는 지역을 통제하는 데만 급급할 뿐 노인을 위한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26일(현지시간) 유럽에서 가장 많은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이탈리아가 이들을 배려한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이탈리아에서 전날 하루 동안 숨진 코로나19 환자 4명은 76세, 83세, 84세, 91세로 모두 고령이었다.

중국 질병예방통제센터가 지난주 발표한 코로나19 환자 전수조사 결과를 보면 80세 이상 확진자의 치사율은 14.8%에 달했고 70대가 8.0%로 그다음이었다.
이탈리아의 80세 이상 고령 인구는 중국보다 훨씬 많다는 점에서 코로나19의 파장은 더 클 수 있다고 WP는 설명했다.
이날까지 이탈리아의 코로나19 확진자는 322명, 사망자는 11명으로 집계됐으며, 그간 북부에 집중돼 있던 환자들이 전역에서 속출하고 있다.
이탈리아는 코로나19 확산을 저지하고자 가장 많은 확진자가 나온 롬바르디아주 등 11개 지역 주민에게 이동제한령을 내리고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바이러스 확산을 저지하겠다는 취지로 내려진 이러한 조치는 안 그래도 공포에 휩싸인 노인들의 삶을 팍팍하게 만들었다.
당국의 통제로 가족과 친척의 방문도 어려워지고, 집안일을 도와주거나 말동무를 해주러 집을 찾아오는 도우미도 발길도 뜸해졌기 때문이다.
이들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종일 집안에서 TV를 보는 것뿐인데 뉴스에서는 암울한 코로나19 소식만 전해지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는 연령대가 높거나,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에게 치명이니 안심하라는 취지의 보도는 이들을 더욱 불편하게만 만든다.
이탈리아 롬바르디아주 카살푸스테르렌고에 사는 산티노 고비(75)는 TV에서 이런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듣기 좋은 소리가 아니라며 혀를 찼다.
마지막으로 감기에 걸렸던 때가 언제인지 기억나지도 않을 만큼 건강하다는 고비는 "(TV에서) 그런 이야기를 할 때마다 혼자 사는 노인들의 걱정만 커진다"고 말했다.
runr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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