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코로나19 공포 커지는데 "대통령은 어디 있나"

입력 2020-03-01 05:31  

브라질, 코로나19 공포 커지는데 "대통령은 어디 있나"
보건장관이 사실상 콘트롤 타워…우한 철수작전도 거의 관여 안해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공포가 갈수록 커지는 가운데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방역에 너무 무관심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주요국에서 정상들이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전면에 나선 것과 달리 방역 현장에서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목소리를 들을 수 없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고 브라질 언론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현재 브라질 정부의 코로나19 대응 콘트롤 타워는 루이스 엔히키 만데타 보건부 장관이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코로나19 문제를 사실상 일임한 상태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코로나19를 처음 언급한 것은 1월 말 인도 방문 때였다.
당시는 브라질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기 전이었고,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하지만, 걱정할 상황은 아니다"라면서 "코로나19가 브라질에서 나타날 가능성에 충분히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6일 상파울루 시에 거주하는 61세 남성이 중남미 첫 확진자로 확인되고, 의심 환자가 전날 182명으로 늘었다는 보건부 발표가 나온 이후에도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방역 대책을 지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다음 달로 예정된 이탈리아 등 유럽 3개국 방문 취소를 검토하고, 코로나19 때문에 헤알화 환율이 급등하고 상파울루 증시가 급락하고 있다는 정도만 언급했다.



앞서 코로나19의 발원지인 중국 우한(武漢)에서 자국민을 철수시키는 과정에서도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거의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오히려 예산 부족과 검역 관련법 미비를 들어 철수에 미온적인 자세를 보였다.
여론에 밀려 대통령실 소속 공군기 2대를 보내 자국민을 데려왔으나 철수 과정은 국방부 장관과 외교부 장관이 주도했다.
우한 체류자 34명과 공군·의료진·취재진 24명 등 58명은 지난 9일 브라질 중서부 고이아스 주 아나폴리스 공군기지 내에 수용됐다가 15일 만인 23일 격리 시설을 떠났다.
보건부는 애초 이들을 27일까지 18일간 격리할 계획이었으나 세 차례 검사에서 모두 음성 판정을 받으면서 격리 조치를 조기에 끝냈다.



한편, 만데타 장관은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대신해 코로나19 문제에 관해 브라질 정부를 대표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날마다 이뤄지는 언론 브리핑은 물론 방역 대책을 주도하고 있다.
앞서 만데타 장관은 지난 4일 코로나19 위험 등급을 2단계 '임박한 위험'에서 3단계 '공공보건 비상사태'로 높였다.
비상사태는 오는 6월 겨울이 시작될 때까지 유지할 계획이다. 남반구에 위치한 브라질의 올해 겨울은 6월 20일 시작돼 9월 22일까지 계속된다.
보건부는 코로나19 확산에 대비해 중국, 한국, 북한, 일본, 싱가포르, 베트남, 태국, 캄보디아, 말레이시아, 아랍에미리트(UAE), 필리핀, 독일, 프랑스, 이란, 이탈리아, 호주 등 16개국에서 입국하는 여행자들에 대한 검역 수위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이는 해당 국가에서 입국하는 여행자에 대한 관찰을 강화하겠다는 것으로 입국 제한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만데타 장관은 코로나19 때문에 입국을 제한하지 않을 것이며 일부의 주장대로 국경을 폐쇄하는 일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fidelis21c@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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