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법원, 위안부 보도 前아사히 기자 우익 상대 손배소 기각(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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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03-03 18:44  

일본 법원, 위안부 보도 前아사히 기자 우익 상대 손배소 기각(종합)

일본 법원, 위안부 보도 前아사히 기자 우익 상대 손배소 기각(종합)
도쿄고법 항소심 판결…'날조 주장' 사실 아닌 점은 인정돼
우에무라 씨 "부당한 판결…최고재판소서 역전 목표"

(도쿄=연합뉴스) 김호준 특파원 = 일본 언론인 가운데 최초로 위안부 문제를 보도한 우에무라 다카시(植村隆·61) 전 아사히신문 기자가 자신의 기사가 날조라고 공격한 일본 우익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또다시 패소했다.
도쿄고등재판소(고등법원)는 3일 우에무라 씨가 일본 잡지사 문예춘추(文芸春秋)와 레이타쿠(麗澤)대학의 니시오카 스토무(西岡力) 객원교수가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손해배상과 사죄 광고 게재를 요구한 소송에서 원고 측 청구를 기각한다며 원심 판결을 유지했다.
우에무라 씨는 항소심 판결 직후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부당한 판결"이라며 "최고재판소(일본 대법원)에 상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에무라 씨는 아사히신문 기자 시절인 1991년 8월 11일 자 지면을 통해 위안부로 끌려갔던 김학순 할머니(1997년 작고)의 증언 등을 토대로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폭로했다.
그가 당시 쓴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눈물이, 전 조선인 종군 위안부 전후 반세기 만에 무거운 입을 열다'라는 제목의 기사는 잠복해 있던 위안부 문제가 한일 양국 간의 최대 외교 쟁점으로 떠오르는 계기가 됐다.
이후 우에무라 씨는 일본 내 우익 진영으로부터 기사를 날조했다는 인신공격과 협박에 시달렸다. 내정됐던 대학의 교수직을 잃었고, "딸을 죽이겠다"는 협박장을 받기도 했다고 한다.
특히 니시오카 교수는 우에무라 씨의 기사가 허위라고 비방하는 논문을 웹사이트에 올렸고, 문예춘추가 발행하는 '슈칸분슌'(週刊文春)은 2014년 2차례에 걸쳐 같은 취지의 기사를 게재했다.
이에 우에무라 씨는 2015년 1월 양쪽을 상대로 명예훼손의 책임을 물어 총 2천750만엔의 손해배상과 사죄 광고 게재를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1심 재판부인 도쿄지방재판소(지방법원)는 지난해 6월 26일 판결에서 "우에무라 씨가 의도적으로 사실과 다른 기사를 썼다고 한 점에선 명예훼손에 해당한다"면서도 "공익을 꾀할 목적이 있는 만큼 논평의 범위를 이탈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배상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이날 항소심 재판부도 1심 재판부와 비슷한 이유로 우에무라 씨의 청구를 기각했다.
우에무라 씨는 항소심 판결 후 도쿄 사법기자클럽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오늘 고등재판소 판결은 니시오카 씨가 나의 기사가 날조라고 주장하는 3가지 점 중 2가지의 점에 대해 사실이라고 인정하지 않으면서도 (그렇게) 믿은 것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다는 것으로 니시오카 씨를 면책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위안부 피해자 김학순 씨가 기생으로 팔린 것을 기사에 쓰지 않아 날조라고 니시오카 교수가 주장한 것에 대해 1991년 11월 25일 김 씨가 일본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준비하면서 변호인단과 녹취한 진술 테이프에 기생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다는 것을 증거로 제시했다고 한다.
우에무라 씨는 "그러나 고등재판소는 새로운 증거를 정당하게 평가하지 않았다"며 "그리고 니시오카 씨의 결정적인 오류는 간과했다. 결론이 정해진 판결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즉각 상고해 최고재판소에서 역전 판결을 목표로 하겠다"고 덧붙였다.
우에무라 씨의 변호인단도 이날 항소심 판결 후 성명을 통해 "이번 심리 과정에서 우에무라 씨의 기사가 날조가 아니라는 것을 완전히 입증했고, 그의 명예를 회복하는 동시에 위안부 존엄 회복 운동을 강력히 지지했다고 믿는다"며 "1, 2심의 성과를 바탕으로 최고재판소에서 싸울 생각"이라고 밝혔다.

한편, 우에무라 씨는 2015년 2월 삿포로(札晃)지법에도 자신의 기사를 날조라고 공격한 일본 언론인 사쿠라이 요시코(櫻井よしこ)와 주간 신초(新潮) 등을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으나 2018년 11월 청구를 기각당했다.
이에 우에무라 씨는 항소했지만, 삿포로고등법원도 지난 6일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는 원심 판결을 유지했다.
hoju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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