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공격에 미군, 11일 만에 공습 '맞불'…평화합의 좌초되나

입력 2020-03-04 18:28  

탈레반 공격에 미군, 11일 만에 공습 '맞불'…평화합의 좌초되나
탈레반, 아프간 정부군 공격 나서자 미군 폭격 대응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지난달 29일 미국과 아프가니스탄 무장반군조직 탈레반 간에 체결된 평화합의가 타결된 지 며칠 만에 좌초 위기를 만났다.
탈레반이 아프간 정부와 불협화음을 드러내며 서명 이틀 만에 정부군에 대한 공격을 재개하자 미국 측이 공습으로 반격에 나서면서다.
아프간 주둔 미군 대변인인 소니 레깃 대령은 4일 트위터를 통해 탈레반이 남부 헬만드주에서 정부군을 공격한 것에 대응해 공습을 단행했다고 밝혔다.
미국이 탈레반을 공습한 것은 11일 만이라고 AFP통신은 설명했다.
레깃 대령은 "탈레반은 정부군 검문소를 맹렬히 공격했다"며 이번 공습은 이런 공격을 막기 위한 방어적인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탈레반을 향해 불필요한 공격을 중단하고 약속을 지키라고 강조했다.

앞서 탈레반은 지난 2일부터 아프간 곳곳에서 정부군에 대한 공격을 재개했다.
아프간 당국은 이 공격 과정에서 아프간 군경 20명 이상이 숨졌다고 밝혔다.
탈레반은 이번 평화합의에 앞서 미국 측과 일주일간의 사전 폭력 감축 조치에 동의했지만 이제 기간이 공식적으로 끝난 만큼 정상적인 작전 개시가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탈레반이 평화합의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재공격에 나선 것은 포로 교환과 관련한 불만 때문으로 분석된다.
미국과 탈레반은 이달 10일까지 국제동맹군·아프간 정부군에 수감된 탈레반 대원 5천명과 탈레반에 포로로 잡힌 아프간군 1천명을 교환하기로 했지만, 아프간 정부는 "이와 관련해 어떤 약속도 하지 않았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에 탈레반은 "수감된 5천명이 풀려나지 않으면 아프간 내부 정파 간 대화는 없을 것"이라고 반발했고 곧바로 공격 재개에 나섰다.
아프간 정부는 탈레반의 반대로 이번 평화협상에 참여하지 못했다. 탈레반은 아프간 정부는 미국의 꼭두각시라며 그간 직접 협상을 거부해왔다.
앞으로 아프간에 평화가 완전히 구축되려면 외국군 철수와 함께 기존 정부와 탈레반 간의 협상이 필요한 상황이다.
평화 구축을 위한 핵심 세력인 정부와 탈레반이 정면 대결 양상을 보임에 따라 '평화합의→아프간 정파 간 대화→미군 단계적 철군→영구 평화 체제 구축'을 꿈꿨던 미국 측 구상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이번 합의에서 아프간에 파병된 미군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국제동맹군을 14개월 안에 모두 철군하기로 했다.
대신 탈레반은 아프간에서 알카에다와 같은 극단주의 무장조직이 미국과 동맹국을 공격하는 활동 무대가 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와 관련해 공화당 하원 지도부인 리즈 체니 의원은 워싱턴포스트에 "미국은 탈레반의 이행 여부를 확인할 뚜렷한 방법 없이 탈레반 대원 석방, 제재 해제, 철군 등을 약속했다"며 미국이 성급한 결정을 내렸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coo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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