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도쿄올림픽 1년 연기론에 불붙여…일본과 교감?

입력 2020-03-13 11:09   수정 2020-03-13 16:44

트럼프, 도쿄올림픽 1년 연기론에 불붙여…일본과 교감?
트럼프 "1년 연기가 무관중 경기보다는 나은 대안" 언급
일본 정부 내에서도 연기 목소리…"해자가 메워지고 있다"
트럼프-아베 전화회담서 도쿄올림픽 논의…일본의 선택은?


(도쿄=연합뉴스) 김호준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7월 개막 예정인 도쿄올림픽·패럴림픽의 1년 연기를 언급해 올림픽 개최 관련 논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특히, 올림픽 개최 문제는 일본의 판단을 존중한다던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으로 1년 연기 견해를 표명함에 따라 일본 정부와 사전 교감이 있었는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리오 버라드커 아일랜드 총리와의 회담에 들어가면서 도쿄올림픽 개최에 대한 질문을 받고 1년 연기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그는 "어쩌면 그들은 1년간 연기할 수도 있다"면서 "1년 늦게 연다면 무(無)관중으로 치르는 것보다 더 나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림픽 개최 1년 연기 방안을 아베 총리에게 권하겠느냐는 질문에 "아니다. 그들은 매우 영리하다"며 그들 스스로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발언은 도쿄올림픽 1년 연기론에 불을 붙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로 확산함에 따라 7월 24일 열리는 도쿄올림픽의 연기 혹은 취소 가능성은 진작부터 제기되고 있었다.
그때마다 일본 정부와 대회 조직위원회,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예정대로 개최한다고 강조해왔지만, 세계보건기구(WHO)가 12일(현지시간) 코로나19 관련 '세계적 대유행'(팬데믹·pandemic)을 선언함에 따라 대회의 정상 개최를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일본 정부 내에서도 점차 올림픽 개최 연기에 대비한 논의가 이뤄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마이니치신문은 13일 '도쿄올림픽 통상 개최에 암운'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해자(垓字·성 주위를 둘러 파서 만든 못)가 서서히 메워지고 있다"는 일본 정부 관계자의 발언을 전했다.
일본 정부는 도쿄올림픽의 정상 개최를 원하지만, 주위 환경의 변화로 어쩔 수 없는 상황에 몰리고 있다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아사히신문도 이날 "코로나19 확산으로 도쿄올림픽·패럴림픽에 미치는 영향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면서 "IOC는 예정대로 개최를 강조하지만, 대회 조직위 내에선 연기를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진다"고 보도했다.
실제 다카하시 하루유키(高橋治之) 대회 조직위 집행위원(이사)은 10일 자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조직위 차원에서 코로나19의 영향을 논의하지 않았다"고 전제하면서 "올해 여름 올림픽이 열리지 않는다면 1~2년 연기하는 게 가장 현실적인 옵션"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일본 정부는 도쿄올림픽을 연기해야 한다면 올해 가을로 연기하는 것보다는 1년 뒤로 연기하는 것을 선호한다는 일본 언론의 보도도 있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는 "정부 내에선 예정대로 개최하기 어렵다면 아베 총리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계를 살려 미국에도 유리한 1년 연기안을 (미국과) 공동 제안하는 것이 어떻겠냐는 안도 나오고 있다"고 12일 보도했다.

도쿄올림픽이 올해 가을로 연기되면 미국프로풋볼(NFL)과 메이저리그(MLB) 등 미국의 인기 스포츠 이벤트와 겹치기 때문에 중계권을 보유한 미국의 방송사들이 난색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
미국 중계권을 독점한 NBC는 2014~2032년 중계권료로 120억 달러(약 14조원)를 지불하는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이왕에 연기된다면 내년 7월로 연기되는 것이 IOC가 중계권 수입을 챙기는 데도 유리하다.
게다가 아베 총리의 임기는 2021년 9월까지이기 때문에 2021년 7월이면 임기 내 개최도 가능하다는 점에서 일본 정부 내에서 1년 연기 이야기가 나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도쿄올림픽 1년 연기 발언이 나와 양국 정부 사이에 교감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관측마저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한국시간 13일 오전 전화회담을 갖고 도쿄올림픽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전해져 논의 내용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관련 질문에 "오늘 아침 9시께 미국 측의 요청에 따라 일미(미일) 정상이 약 50분간 전화회담을 가졌다"고 밝혔다.
스가 장관은 "코로나19와 관련 양국의 상황과 감염방지에 대한 의견교환과 함께 도쿄올림픽·패럴림픽 및 세계경제에 대해서도 의견교환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도쿄올림픽 1년 연기 제안에 관해 일본 정부의 견해를 묻자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알고 있지만, 정부로서는 예정대로 대회 개최를 향해 IOC와 조직위원회, 도쿄도(東京都)와 긴밀히 협력하면서 준비를 착실히 진행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며 재차 정상 개최 의지를 표명했다.
일본 정부는 도쿄올림픽의 정상 개최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코로나19 확산세가 4~5월까지도 멈추지 않으면 결국 연기 쪽으로 가닥을 잡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취재보조: 데라사키 유카 통신원)
hoj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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