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역유입 통제 강화…아시아나 베이징행 승객 없이 운항(종합2보)

입력 2020-03-24 19:36  

베이징 역유입 통제 강화…아시아나 베이징행 승객 없이 운항(종합2보)
입국자 전원 코로나19 검사…대한항공 승객들 칭다오서 격리
"4월 양회 개최 염두에 둔 것 아닌가" 소문 돌아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김윤구 특파원 = 중국 수도 베이징(北京)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역유입 통제 강화에 따라 아시아나항공이 당분간 베이징행 항공기를 승객 없이 운항하기로 했다.
아시아나항공은 31일부터 4월 25일까지 인천에서 베이징까지는 승객 없이 승무원만 타고 가는 페리 운항을 하고, 베이징에서 인천까지 승객을 태워 오는 방식으로 주 3회(화·목·토) 운항한다고 24일 밝혔다.
이는 중국 민항국이 지난 23일부터 목적지가 베이징인 모든 국제 항공편이 다른 12개 도시에 우선 착륙해 승객 검역을 거친 뒤 코로나19 의심 증상이 없는 승객만 태우고 베이징으로 진입하도록 한 조치 때문이다.
아시아나 관계자는 "경유지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페리 운항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나는 앞서 26일과 28일 인천∼베이징 노선 운항을 취소했다.
대한항공은 오는 28일부터 4월 25일까지 인천∼베이징 노선의 운항을 중단할 계획이다.
중국 항공사인 에어차이나와 중국남방항공은 아직 이 노선의 운항 계획을 변경하지 않았다.
전날 대한항공의 인천발 베이징행 항공편은 칭다오(靑島)에 착륙했는데 승객 가운데 발열자가 있어 전원이 현지 호텔에 격리된 것으로 파악됐다. 약 200명의 승객은 대부분 중국인으로 이 가운데 한국인 승객은 3명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승객은 칭다오에서 자비 부담으로 14일간 격리한 뒤 베이징에 들어오게 된다. 14일 후 베이징으로 올 때도 본인이 비용을 내야 하며 베이징에서 다시 격리되지 않으려면 격리 확인증을 제출하고 거주지 주민위원회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시는 국제선 항공편을 다른 공항에 우선 착륙하도록 한 데 이어 25일부터 국제선 입국자 전원을 집중 격리하고 더불어 핵산 검사를 하기로 했다. 핵산 검사 결과 음성 판정이 나오면 만 70세 이상의 노인, 14세 이하 미성년자, 임산부나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 등은 자가격리로 전환할 수 있다.
또 14일 내 중국의 다른 공항을 통해 베이징으로 들어온 사람도 모두 집중 격리와 핵산 검사를 받도록 했다.
집중 격리 비용은 자비 부담이며 핵산 검사 비용은 기본 의료보험이나 상업보험 가입 여부에 따라 적용된다.
베이징의 한 교민은 "최근 베이징이 연일 입국 강화 조치를 쏟아내는 것은 사실상 외국에서 베이징으로 오지 말라며 문을 닫아거는 것과 다름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베이징시 측은 "코로나19의 전 세계 확산으로 역유입 위험이 증가함에 따라 방제 상황이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면서 "베이징은 중요한 국제도시로 역유입 통제가 최대 현안이라 더욱 엄격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베이징의 코로나19 역유입 신규 환자는 지난 23일 31명으로 대부분 유럽에서 입국한 사람들이었다.
베이징시의 초강경 입국 통제 조치에 대해 일각에서는 내달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개최를 염두에 둔 게 아니냐는 말도 나오고 있다.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 등 SNS에서는 양회가 내달 18일 전후로 열리며 각 지역 대표들이 4월 초부터 순차적으로 베이징에 올라와 2주간 격리를 거쳐 회의에 참석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
올해 양회는 예년처럼 3월 초 개최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1978년 개혁개방 이후 처음으로 잠정 연기됐다.
president21@yna.co.kr y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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