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올림픽 연기에 '고사 위기' 항공업계 "차라리 내년이 낫다"

입력 2020-03-25 16:15   수정 2020-03-25 16:22

도쿄 올림픽 연기에 '고사 위기' 항공업계 "차라리 내년이 낫다"
"코로나19 종식·한일관계 회복 이후 개최가 '호재'일 듯"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올해 7∼8월 열릴 예정이던 도쿄 올림픽이 내년으로 미뤄지자 이미 고사 위기에 처한 항공업계 내부에서는 '차라리 잘됐다'는 반응도 나온다.
코로나19 종식과 한일관계 회복 등이 이뤄진 다음에 올림픽이 열리는 편이 그나마 항공업계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2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현재 운항 중인 일본 노선은 대한항공[003490]의 인천∼나리타, 제주항공[089590]의 인천∼나리타, 인천∼오사카 등 3개에 불과하다.
이달 9일 일본 정부의 검역 강화로 아시아나항공[020560]이 취항 30년 만에 일본 노선을 전부 접는 등 대다수 항공사가 일본 노선의 운항을 한시적으로 중단했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의 검역 강화 이전까지 일본 노선은 코로나19 국면에서 저비용항공사(LCC)의 주력이었던 중국과 동남아의 대체 노선으로 부상했었다.
작년 7월 일본의 수출 규제에 따른 '보이콧 저팬'으로 일본 노선 이용객이 급감하면서 LCC를 중심으로 항공사들이 일제히 중국과 동남아로 눈을 돌렸지만 올해 초 코로나19로 중국과 동남아 노선부터 접게 됐기 때문이다.
앞서 작년 말에는 '보이콧 저팬' 운동이 사그라들며 일본 노선이 후쿠오카, 삿포로 등 주요 관광지를 중심으로 회복세를 보이기도 했다.
이에 따라 당초 항공사들은 도쿄 올림픽이라는 호재가 작용하면 일본 노선이 수요를 회복해 효자 노릇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통상 올림픽 기간에는 인적·물적 교류가 늘어나기 때문에 항공사의 매출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일본 노선의 경우 비행시간은 2시간 내외로 짧은 반면 탑승률은 높아 수익성이 크기 때문에 항공사 입장에서는 알짜 노선으로 꼽힌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한 데다 일본 정부의 갑작스러운 검역 강화 등으로 한일 관계 역시 개선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항공업계에서는 '올림픽 특수'에 대한 기대감을 접은 지 오래다.
항공업계는 앞서 2008년 베이징올림픽 개최 당시에도 고유가와 중국의 비자 강화 조치, 현지 숙박비·물가 급등 등으로 도리어 중국으로 여행하는 내국인이 줄어드는 등 악재를 겪으며 올림픽 마케팅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런 가운데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도쿄 올림픽의 개최를 내년으로 미루기로 24일 전격 합의하면서 항공업계 내에서는 "올해 개최보다는 낫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한 LCC 관계자는 "도쿄 올림픽이 개최되면 항공사 입장에서는 호재이기는 하지만 현 시점에서는 한일관계도 좋지 않은 데다 일본 내 코로나19, 방사능 등의 이미지 때문에 기존 '올림픽 호재'만큼은 아닐 수 있다는 얘기도 있었다"며 "그나마 올해보다 내년에 하는 게 낫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른 항공사 관계자도 "코로나19로 글로벌 축제 중 하나인 올림픽의 흥행 자체가 불투명한 상황이었는데, 차라리 한일관계가 개선되고 코로나19가 종식되고 난 뒤인 내년에 열리면 흥행 기회도 높아지고 항공업계에도 호재로 작용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다만 하반기 코로나19 종식과 맞물려 '올림픽 특수'로 수요 회복을 기대했던 만큼 아쉬운 목소리도 있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상황적으로는 연기할 수 밖에 없었겠지만 항공업계의 호재 중 하나이기도 하고 회복세를 그나마 기대했다는 점에서 아쉽다"고 말했다.

hanajja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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