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반북단체 자유조선, 北외교관 조성길 '잠적'에 개입"

입력 2020-04-05 02:57   수정 2020-04-06 23:30

WSJ "반북단체 자유조선, 北외교관 조성길 '잠적'에 개입"
"조성길부부, 伊대사관 건물서 나와 자유조선 차량에 탑승…안가로 이동"
"북, 자유조선 외교관 유인시도에 평양서 충성심강연…자유조선 암살조도 배치"



(뉴욕=연합뉴스) 이준서 특파원 = 반(反)북한단체 '자유조선'이 지난 2018년 11월 조성길 전 주(駐)이탈리아 북한 대사대리의 잠적에 개입했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조성길이 아내와 함께 대사관을 빠져나온 뒤 자유조선 멤버가 운전하는 차량을 타고 이동했다는 것이다.
WSJ은 이날 로마발 기사에서 익명의 관계자들을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기반을 두고 있는 자유조선은 2017년 말레이시아에서 피살된 김정남의 아들 김한솔과 가족을 안전한 곳으로 이동시켰다고 주장한 '천리마민방위'의 후신이다. 지난해 2월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관 괴한 침입 사건을 주도하기도 했다.
자유조선의 리더 '에이드리언 홍 창'은 수백명의 탈북을 도왔다고 미국 한 당국자가 WSJ에 말했다.
자유조선은 북한 외교관들을 유인하려고 여러 차례 시도했고, 경각심을 느낀 북한 정권은 지난해 여름 평양에서 해외 주재 외교관들을 상대로 '충성심 강연'을 진행하기도 했다고 WSJ은 덧붙였다.
자유조선 멤버들을 겨냥한 북한의 암살조도 배치된 것으로 미 정보당국은 보고 있다.
이런 연장선에서 조성길의 잠적도 이뤄졌다는 것이다.
WSJ에 따르면, 자유조선 측이 조성길에게 접근하는 것은 어려운 작업이었다. 'Mr. Pak'으로 알려진 정보기관원이 항상 조성길과 동행했기 때문이다. 조성길은 그를 보좌관으로 소개했지만, 이탈리아 정치인들은 서로를 염탐하는 관계로 추정했다.
평소 공개적으로 북한 정권에 강한 충성심을 드러냈던 조성길은 2018년 11월 어느 날 아침 아내와 함께 주이탈리아 대사관 건물을 떠났다고 WSJ은 보도했다.
WSJ은 "조성길은 동료들에게는 산책하러 간다고 말했지만, 이들 부부는 근처에 대기하는 차량에 올라탔다"면서 "이 차량을 운전한 인물은 자유조선 소속이었다"고 설명했다.
WSJ에 따르면 자유조선 측은 조성길 부부를 안가로 데리고 갔다. 홍 창은 조성길 부부를 '정치적 망명자'로 서방 진영에 알리려고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홍 창은 대북 투자에 관심있는 사업자인 척 했지만, 언제 어떻게 조성길을 만났는지는 불분명하다고 WSJ는 덧붙였다. 조성길의 행방은 묘연한 상태다.
이와 함께 조성길 부부가 딸을 남겨두고 잠적한 배경에 대해선 다양한 해석이 나오지만, 자유조선으로서는 탈북자의 가족을 보호하는 일을 더욱 잘해야 한다는 인식을 갖게 됐다고 WSJ은 전했다.
함께 로마에 살았던 당시 17살 딸은 북한으로 되돌아갔다고 이탈리아 외교부가 공식 확인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자유조선은 몇 달 뒤 주스페인 북한 대사관을 습격한 사건에서는 '탈북'보다는 '납치'처럼 보이는 과감한 방식을 사용하게 됐다는 것이다.
납치범으로 가장하는 방식으로 대사관에 진입하다 보니 '북한 영토'에 침입하는 상황으로 이어졌고 이는 더 위험한 결과를 낳았다고 WSJ은 설명했다.
현재까지 홍 창의 소재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관 습격 사건에 가담했다가 미 사법당국에 체포된 한국계 미국인 크리스토퍼 안은 가택연금 조건부로 보석으로 풀려나 재판을 받고 있다.
j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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