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전시대 경쟁적 핵실험이 밝혀준 고래상어의 진짜 나이

입력 2020-04-06 13:38  

냉전시대 경쟁적 핵실험이 밝혀준 고래상어의 진짜 나이
핵실험 때 나오는 방사성 '탄소-14' 나이 비밀 풀어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어류 중 가장 덩치가 큰 종은 고래상어다. 몸길이 18m에 무게는 15~20t에 달해 이름 그대로 고래급이다.
상어종임에도 생태관광 자원으로 활용될 정도로 유순하다.
하지만 개체수가 줄면서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돼 보호되고 있다. 최근 10년간 고래상어를 멸종위기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이동이나 행동 등 생태 연구가 활발히 이뤄져 왔으나 나이나 수명 등 가장 기본적인 정보가 확보되지 않아왔다. .
고래상어는 다른 상어와 마찬가지로 어류의 나이 측정에 이용되는 속귀 안의 이석(耳石·평형석)이 발달하지 않아 나무의 나이테처럼 척추에 생기는 성장 띠로 나이를 추정한다. 그러나 이 성장 띠가 생성되는 기간이 1년인지, 6개월인지 연구마다 엇갈리는 근본적인 한계를 갖고있었다.
뜻밖에도 냉전 시대 강대국 간에 경쟁적으로 벌어진 핵실험의 산물로 이런 한계를 해결하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고래상어를 주로 연구해온 호주 '해양과학연구소'(AIMS)에 따르면 미국 럿거스대학의 해양생태학자 조이스 옹 박사가 이끄는 국제 연구팀은 핵실험의 부산물인 방사성 동위원소 '탄소-14'를 측정해 고래상어의 성장 띠 생성 기간을 1년으로 특정하는 논문을 오픈 액세스 과학 저널 '해양과학 프런티어스'(Frontiers in Marine Science)를 통해 발표했다.
탄소-14는 자연적으로 생성되고, 방사성 붕괴도 일정해 화석이나 유물 등의 연대추정에 활용되지만, 핵실험 폭발의 결과 일시적으로 급증하기도 한다.
미국과 옛 소련, 영국, 프랑스, 중국 등은 1950년대와 1960년대에 경쟁적으로 공중 핵실험을 단행하면서 대기 중의 탄소-14가 두 배로 증가했다. 이 탄소-14가 바다로 떨어져 먹이사슬을 타고 지구상의 살아있는 생명체로 번져 특정 시점에 형성된 뼈에 탄소-14 수치가 급증하는 흔적을 남겼다.
연구팀은 파키스탄과 대만에서 보관해 온 오래전에 죽은 고래상어의 성장 띠 내 탄소-14 수치와 핵실험에 따른 방사성 탄소 자료를 분석해 고래상어 척추의 성장 띠가 1년마다 생성된다는 분명한 결과를 얻어냈다. 또 이를 통해 죽은 고래상어 중 한 마리의 나이를 50살로 특정했다.
이전 연구에서 고래상어의 수명이 최대 100년에 이를 수 있다고 제시했지만 이번 연구처럼 분명하게 고래상어의 나이를 분명하게 확인한 것은 처음이다.



논문 공동저자인 AIMS의 마크 미칸 박사는 "이번 연구를 통해 성장 띠가 1년마다 생긴다는 점을 알게 됐다"면서 "고래상어의 나이를 과소 또는 과대 측정하면 제대로 작동할 수 없는 관리전략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이는 매우 중요하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eomn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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