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 수출규제 속출…코로나19에 식량안보 흔들릴라

입력 2020-04-09 16:28  

농산물 수출규제 속출…코로나19에 식량안보 흔들릴라
인도·베트남·캄보디아 등 쌀 수출금지 또는 제한
전문가 "아직 영향 미미하지만 모방·연쇄효과 부를 수도"



(서울=연합뉴스) 현혜란 기자 = 세계 주요 식량 수출국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보호주의를 강화하면서 식량 안보에도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다고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9일(현지시간) 전했다.
식량 수입에 크게 의존하는 국가들이 적극적으로 식량 비축에 나서자 쌀값과 밀값이 오르기 시작했고,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각국 정부가 걸어 잠근 국경이 원활한 식량 공급을 방해하고 있다.
세계 최대 쌀 수출국인 인도에서는 국가봉쇄령 때문에 외국에 판매하려던 쌀이 오도 가도 못한 채 항구에 발이 묶였고, 이에 인도 쌀수출협회는 당분간 신규 수출 계약을 맺지 않기로 했다.
인도, 태국에 이어 세계 3위 쌀 수출국인 베트남은 지난달 24일부터 가뭄 등을 이유로 쌀 수출을 잠정 중단했다가 수출량을 지난해보다 40% 감축해 수출을 재개하기로 방침을 세웠다. 캄보디아도 모든 쌀과 생선의 수출을 금지하고 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지난주 성명을 내고 식량 수출제한은 "저소득 국가에 피해를 주고 절박한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식량을 전달하려는 인도주의 단체에도 피해를 준다"며 "지금은 결속력을 보여주고 책임감 있게 행동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농산물 수출 제한 움직임이 서방국가에서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에서 가장 많은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음에도 수출을 이어가고 있으며 호주, 캐나다, 칠레, 뉴질랜드 등에서도 수출을 막지 않고 있다.
미국 식량정책연구소(IFFP) 선임연구원 데이비드 라보르드는 일부 국가들이 지금까지 취한 조치들이 전 세계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면서도, 앞으로 어떤 연쇄효과를 불러올지 모른다고 경고했다.
예를 들어 몰도바와 같이 작은 나라가 식량 수출을 제한할 이유도 없는데 다른 큰 나라들의 정책을 따라 하면서 모방 효과, 도미노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라보르드는 설명했다.
세계 주요 밀 수출국으로서 2010년 세계 식량안보 위기에 불을 붙였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도 현재 곡물 수출을 제한하고 있으나 일정 기간 수출량을 할당하는 선에서 자제하는 모습이다.
2010년 러시아가 가뭄과 산불 피해를 이유로 밀 수출을 중단하고, 우크라이나가 2006∼2008년, 2010∼2011년 수출 쿼터제를 시행했을 때 세계 식량 시장은 상당한 타격을 받았다.
이에 따라 2011년 치솟은 식량 가격은 특히 동아프리카 지역에 엄청난 타격을 줬다. 유엔에 따르면 소말리아에서 무려 26만명이 아사하는 일이 벌어졌고, 그중 절반 가까이는 어린 아이였다.
runr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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