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대처에 '여성 리더십' 주목…"성평등이 세계보건 증진"

입력 2020-04-16 16:48   수정 2020-04-16 17:13

팬데믹 대처에 '여성 리더십' 주목…"성평등이 세계보건 증진"
대만·독일·뉴질랜드·핀란드 행정수반 '코로나19 대처' 호평
남성 리더십 실패로 '늑장대처 논란' 트럼프·시진핑·존슨 거론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을 둘러싸고 여성 리더십이 주목을 받고 있다.
신속하고 효과적인 대응으로 공중보건을 지켜낸 소수 국가를 지휘하는 지도자 가운데 여성들이 자주 눈에 띄기 때문이다.
15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대만, 독일, 뉴질랜드, 핀란드의 사례가 여성 리더십의 승리 사례로 먼저 거론된다.
이들 국가는 코로나19 사태 초기부터 대규모 검사, 적극적 접촉자 추적, 엄격한 사회적 거리두기 조처를 도입해 유독 잘 대응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만의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은 지난해 12월 말 중국 우한(武漢) 주민들이 신종 바이러스에 감염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자마자 모든 우한발 항공기를 점검하라고 지시했다.
차이 총통은 전염병 지휘 센터를 세우고, 개인 보호 장비의 생산을 늘렸으며, 중국 본토, 홍콩과 마카오발 항공편의 운영을 전면 중단했다.
이 같은 조치 덕분에 현재 대만에선 2천400만 인구 중 코로나19 확진자가 400명이 채 안 되고 사망자도 6명에 불과하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독일 역시 풍족한 집중치료 병상과 대규모 검사 역량에 힘입어 코로나19에 따른 치명률을 유럽 내 최저 수준으로 낮출 수 있었다.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도 자국이 관광산업에 크게 의존하지만 지난달부터 외국인 출입 금지와 전국 봉쇄 조처를 시행해 치명률을 낮게 유지할 수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북유럽 5개국 중 핀란드, 아이슬란드 등 지도자가 여성인 4개국이 유럽 내 다른 나라보다 코로나19 치명률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빅 브라더를 배신하다: 중국의 페미니즘 저항'이라는 책의 저자인 레타 홍 핀처는 이 같은 사실과 평가를 들어 성평등이 전 세계 공공 보건 증진에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북유럽 국가 중 유일하게 남성이 지도자인 스웨덴에선 학교와 회사를 폐쇄하길 거부했다"며 "그곳은 대부분의 유럽 국가보다 치명률이 높다"고 지적했다.
핀처는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은 대규모 검사를 통해 확진자 증가 폭을 낮춰 국제사회의 호평을 받았다는 점을 주목했으나 다른 많은 남성 지도자들에는 신랄한 비판을 쏟아부었다.
그는 "무능하고, 과학을 부인하는 남성이 이끄는 많은 나라에선 코로나19가 재앙 수준으로 확산했다"며 미국, 영국, 중국의 사례를 들었다.
팬데믹의 거점이 돼버린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사태를 민주당이 정치화한 '거짓말'일 뿐이라고 초기에 부정하며 대량 감염 가능성에 대한 과학자들의 경고까지 무시했다.

치명률이 세계 최고 수준인 영국의 보리스 존슨 총리 역시 사태의 심각성을 무시하고 사회적 거리두기 조처를 다른 유럽 국가보다 늦게 도입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코로나19 근원지인 우한을 뒤늦게 봉쇄한 탓에 전 세계로 급속히 확산하는 빌미를 제공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핀처는 사태 초기에 적극적이고 단호하게 조처한 지도자들의 압도적 다수가 여성이라며 성평등을 통해 세계 공중보건을 증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국제의원연맹(IPU)과 유엔에 따르면 전 세계 152개국 지도자 중 여성은 10명뿐이며, 각국의 의원, 회사 경영진과 주요 매체 등장인물의 70% 이상이 남성이다.
핀처는 "세계에는 여성 지도자가 심각할 정도로 더 필요하며, 정치의 모든 면에서 성평등을 이뤄야 하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young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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