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자동차 수출 43% 줄어든다…부품업체 연쇄도산 우려"

입력 2020-04-19 09:00  

"4월 자동차 수출 43% 줄어든다…부품업체 연쇄도산 우려"
자동차산업연합회 "완성차·부품업계 33조원 지원 필요"
"개소세 인하 연말까지 연장, 취득세 인하도 고려해야"

(서울=연합뉴스) 최윤정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세계로 확산하며 4월 국내 자동차 수출이 반토막으로 쪼그라든다는 전망이 나왔다.
업계에서는 완성차와 부품업체 연쇄도산과 자동차산업 붕괴를 막기 위해 유동성 33조원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19일 한국자동차산업연합회가 국내 완성차 5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4월 수출 전망을 보면 4월 자동차 수출은 12만6천589대로 작년 동월 대비 43%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을 제외한 해외 시장이 코로나19로 인해 사실상 마비된 여파다.
현대차[005380]는 이탈리아, 독일 등 유럽 주요 5개국과 인도, 멕시코의 모든 영업점이 문을 닫았다. 아시아, 중동, 중남미 등도 영업 중인 곳이 절반이 안된다.

수출 길이 좁아지면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된다. 지난해 생산 물량의 61%가 외국으로 나갔다.
1분기 완성차 수출은 작년 동기대비 17.6% 줄었다.
이런 상황에 현대차 노조마저 임금 동결 검토 가능성을 우회적으로 표현하고 나섰다. 업황을 고려해 고용안정에 방점을 찍는 분위기다.
현대차 노조는 기업은 고용보장, 노조는 임금인상 자제로 요약되는 독일 금속산업 노사의 위기협약 체결 내용을 소식지에 소개했다.
노조는 다음 달 노사고용안정위원회에서는 인기 차종을 여러 공장, 라인에서 나눠 생산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9천여개 자동차 부품업계는 완성차 업체보다 더 어렵다.
이들은 국내 완성차 업체 수출감소에 따른 영향과 해외 완성차 업체 납품 차질까지 겹쳐서 이중고를 겪고 있다.

매출이 수조원대인 대형 타이어 업체들도 공장을 세우고 비상경영에 들어가는 상황이니 규모가 훨씬 작은 2∼3차 부품업체들은 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연합회에 따르면 부품전문업체들은 코로나19로 2월부터 완성차 공장 가동중단이 이어지며 매출이 급감하고 현금이 바닥났다.
상당수 부품업체들이 유동성 악화에 대비해 임금 지불 유예와 삭감을 하고 있다.
자동차 플라스틱 내외장재를 생산하는 A사는 현장직 단축근무와 순환휴무, 관리직 임금 20% 삭감 등을 했다.
앞으로 신용등급까지 떨어지면 기업어음(매출채권) 현금화나 신규대출이 어려워진다.
부품업체들은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연 1조원 이상 회사채 발행이 필요하다. 올해 만기인 금융권 대출도 2조 4천억원에 달한다.
1차 부품업체가 납품대금으로 발행하는 기업어음(매출채권)은 연 7조2천억원에 이른다.
연합회는 어음 인수, 대출금 만기연장, 세금 감면 등의 정부 지원이 없으면 하반기에 부품업체들의 연쇄도산이 현실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내 자동차산업 생산액(2015년 기준, 통계청·한국은행)은 190조원으로 제조업의 12%를 차지한다. 부가가치는 53조원(제조업의 9.4%), 수출은 656억 달러(총 수출의 12.1%)다.
판매, 정비, 주유 등 전후방 산업의 간접고용까지 감안하면 총 고용인원이 178만명에 달한다.
연합회는 국내 완성차·부품업계가 당장 필요한 유동성 규모가 32조8천억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공장 가동을 위한 운영자금 마련, 금융기관 대출 만기연장, 수출금융 등에 필요한 자금이다.
연합회는 중앙은행이 과감하게 유동성 공급을 확대하는 동시에 산업별 우선순위를 명확히 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회 관계자는 "대출 보증 제도를 운영하는 독일 사례를 우선 참고하고, 긴급 대출은 심사가 오래 걸리는 시중은행에 맡기지 말고 중앙은행이나 국책은행이 직접 대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내수시장 활성화를 위해서 개소세 인하를 최소 연말까지로 연장하고 취득세 인하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영세사업자들이 주로 사용하는 9인 이상 승합차와 화물차는 개별소비세 부과 대상이 아니어서 개소세 감면 혜택이 없으므로 별도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금융위기 때인 2009년 정부는 자동차 개별소비세와 취득세를 각각 70%씩 연말까지 인하했다.
연합회 관계자는 "완성차업체에서부터 부품업체까지 한 곳이라도 유동성이 바닥나면 산업 자체가 붕괴할 수 있는 자동차 산업 특성으로 인해 미국·유럽 각국은 무제한에 가까운 유동성 공급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자동차업계는 21일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함께 하는 간담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건의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기업 대출과 회사채(투기등급 포함) 매입 등에 2조3천억 달러(한화 2천806조원)를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포드와 델타항공 등의 신용등급이 투기등급으로 강등되는 등 기업 자금 사정이 급속히 악화한 데 따른 조치다.
유럽중앙은행(ECB)도 기업어음(CP), 회사채, 국채 매입을 위해 7천500억 유로(1천13조원) 상당의 긴급 채권매입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또 실업 위험 완화 프로그램(SURE)을 통해 유럽연합(EU) 회원국에 1천억 유로(135조원) 규모 대출을 지원했다.
독일은 6천억 유로(810조원) 규모의 경제안정화기금(WSF)을 조성했다.
코로나 피해 기업에 직접 지분 투자하기 위해 1천억 유로(135조원), 기업 자금 조달을 위한 대출 보증에 4천억 유로(540조원), 독일재건은행의 특별 대출 프로그램에 1천억 유로(135조원)를 투입한다.
일본은행(BOJ)도 CP 매입 한도를 2조2천억엔(25조원)에서 3조2천억엔(36조원)으로 높였다.
자동차산업연합회는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 등 자동차 관련 6개 단체의 연합이다.
mercie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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