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100일] 수차례 고비 극복, 안정기 진입…'우한발→신천지 폭증→소강'

입력 2020-04-26 08:05   수정 2020-05-05 11:04

[코로나19 100일] 수차례 고비 극복, 안정기 진입…'우한발→신천지 폭증→소강'
첫 한달간 30명 확진…중국 우한발 입국자와 접촉자 중심으로 발생
대구·경북서 8천여명 확진…신천지교회서 시작해 의료기관 집단감염
신규확진 하루 10명 안팎…팬데믹 상황서 해외유입·지역발생 '지속'


(서울=연합뉴스) 강애란 기자 = 오는 28일이면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지 100일째가 된다.
우리 국민이 숱한 고비와 어려움을 극복하며 3개월 넘게 이어가고 있는 코로나19와의 싸움은 최근 하루 신규확진자 10명 안팎으로 안정화하는 성과를 낳으며 '방역한류'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국제적으로 큰 관심을 끌고 있다.
국내 코로나19 사태 첫 한 달 동안 확진자는 코로나19가 시작된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들어온 입국자와 이들의 접촉자를 중심으로 발생했다. 1월 20일 첫 확진자가 나왔고, 2월 16일 30번째 확진자가 나오기까지 이런 추세가 이어졌다.
국내 상황은 신천지대구교회 신도인 '31번째 확진자'가 나오면서 급변했다. 이 교회를 중심으로 대구·경북에서 확진자가 하루 수백명씩 쏟아졌다. 현재 대구·경북 확진자는 8천명을 넘어섰다. 국내 사망자 대다수도 이 지역에서 나왔다.
대구·경북 상황이 진정되면서 확진자 증가세는 둔화했고, '사회적 거리두기' 등 전 국민이 방역에 동참하면서 신규 확진자는 하루 10명 안팎으로 급감했다. 이른바 '안정기'에 들어섰지만 해외유입과 지역발생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다.



◇ 1∼30번 확진자 '방역망' 작동…절반은 '해외 방문력'
국내 첫 확진자는 1월 20일 발생했다.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들어온 중국인 여성이었다. 이후 약 한달간 환자가 30명으로 늘어날 때까지는 '방역망'이 대체로 잘 작동한 시기였다.
초기에는 검역에서 의심환자나 능동감시 모니터링 대상자로 분류된 사람 중에서 한두명씩 확진자가 나왔다. 이후에는 검역을 통과한 뒤 확진되는 사례가 이어졌지만 감염경로 추적이 가능했다.
확진자의 절반가량은 '해외 방문력'이 있었고, 나머지는 이들과 접촉한 사람들이었다. 해외 입국자 대부분은 코로나19 발원지로 지목된 중국 후베이성을 방문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태국, 싱가포르, 일본에서 입국한 사람 중에서도 확진자가 나왔다.
확진자가 적다 보니 이동동선과 접촉자 조사도 철저하게 이뤄졌다. 확진자의 진술은 물론 휴대폰 위치정보시스템(GPS), 신용카드 사용내역 등을 비교해가며 역학조사가 이뤄졌다.
특히 접촉자 관리는 코로나19의 지역사회 노출을 관리하는 핵심적인 방역 활동이다. 확진자로 인한 2차 감염자는 물론 3차 감염자까지도 추적이 됐다. 확진자 30명의 접촉자는 총 2천370명이며 이 가운데 13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접촉자 200명 중 1명꼴로 감염이 된 것이다.
무엇보다 30명의 확진자가 나오는 동안 '집단감염'은 벌어지지 않았다. 가족 대부분이 감염되는 사례는 있었지만 직장이나 교회, 의료기관 등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하는 양상은 없었다.

◇ 대구·경북서 '신천지' 집단감염…정신·요양병원 사망자 속출
국내 확진자의 폭발적 증가에 도화선이 된 것은 '신천지대구교회'다.
2월 중순 신천지대구교회 신도인 31번 확진자가 나온 이후 함께 예배를 봤던 신도들이 우르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사태가 심상치 않게 흐르자 정부는 신천지교회 신도 전체를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시행했다.
이들에 대한 진단검사 결과가 반영되면서 하루 한두명에 그치던 국내 신규 확진자는 기하급수적으로 늘기 시작했다. 공식 집계상 하루 신규 확진자가 900명을 넘은 날도 있었다.
아직 신천지교회 내에 처음 코로나19를 퍼뜨린 환자가 누구인지, 감염 경로가 어떻게 되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예배가 '밀폐된 공간'에서 이뤄지고 신도들 간 '밀접한 접촉'이 있어 집단감염이 벌어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금까지 파악된 신천지교회 관련 확진자는 5천여명이다. 국내 전체의 절반을 차지한다. 대구·경북 확진자는 8천여명으로 이 지역 전체 환자의 75%에 달한다.
대구·경북에서는 신천지교회뿐만 아니라 정신·요양병원에서 집단감염이 이어져 초기 사망자가 급증하는 요인이 됐다. 청도대남병원, 제이미주병원, 한사랑요양병원 등에서는 100명이 넘는 입원환자가 감염됐다.
이들은 대부분 지병이 있는 고령 고위험군으로 이 가운데 사망자가 속출했다. 청도대남병원에서는 정신병동 입원환자 전원을 포함해 120명이 감염됐고, 이 가운데 9명이 사망했다.
다른 지역에서도 산발적인 집단감염이 끊이지 않았다. 서울 구로구콜센터, 경기 의정부성모병원, 세종 해양수산부 등에서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오며 지역사회가 긴장을 놓지 못하는 날이 이어졌다.
특히 서울 구로콜센터 집단감염 등 수도권에서 발생한 집단감염 사건들은 초기 대응이 성공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다면 수도권 2천500만 인구를 코로나19 위기에 몰아넣을 수도 있었던 고비로 꼽힌다.




◇ 신규확진 하루 10명 안팎…유럽·미국서 유입 '지속'
신천지교회에서 폭발적으로 확진자가 증가하는 상황이 마무리되면서 국내 확진자 발생도 '소강' 상태에 들어섰다.
하루 수백명에 달하던 신규 확진자가 100명 아래로 떨어진 건 3월 중순부터다. 이달 초까지는 하루 100명을 넘나드는 수준을 유지하다가 6일부터(8일 제외)는 50명 밑으로 떨어졌다. 최근에는 10명 안팎의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방역당국은 확진자가 감소한 데는 한 달 넘게 시행하고 있는 '사회적 거리두기' 효과가 크다고 보고 있다. 거리두기가 감염 확산의 연결고리를 어느 정도 차단했다고 보는 것이다.
단 국내 발생은 잦아들었지만 '해외유입' 사례는 한동안 눈에 띄게 증가했다. 해외유입 사례는 1천여명으로 전체 확진자의 10% 정도를 차지한다.
팬데믹(전세계 대유행)으로 유럽과 미국에서 확진자가 폭증한 영향이다. 국내 해외유입 사례는 발생 초기인 1∼2월에는 중국 입국자가 대부분이었다. 3월에는 유럽발 입국자가 먼저 늘기 시작했고, 미국발 입국자도 뒤따라 증가했다.
이달부터는 해외 입국자 전원에 대한 2주간 자가격리 의무화 등이 시행되면서 입국자 자체가 줄어들었다. 현재 해외유입 사례는 매일 편차가 크지만, 대개는 5명 안팎으로 '지역발생' 사례와 비슷하게 나타나고 있다.
현재 국내 상황은 안정세를 찾았지만, 날씨가 추워지는 가을이나 겨울에 '2차 대유행'이 올 수 있다는 우려에 긴장감은 지속되고 있다.
방역당국은 요양병원과 이주노동자 주거지 등 감염 취약지를 점검해 확진자를 조기에 찾아내는 시스템을 갖추는 한편 수도권 의료체계를 정비하고, 치료제·백신 개발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등 장기전을 준비하고 있다.
aer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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