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그룹 1분기 실적 비이자이익 감소폭에 희비 갈려

입력 2020-04-26 06:31  

금융그룹 1분기 실적 비이자이익 감소폭에 희비 갈려
KB금융 이자이익 더 냈지만 비이자이익 크게 줄며 신한금융에 1위 내줘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 올 1분기 금융그룹 실적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에 맞서 비이자이익을 얼마나 잘 방어했는지에 따라 갈렸다.
이자이익은 기준금리 인하에도 성장세가 이어졌지만 비이자이익은 금융그룹별로 적지 않은 차이를 보였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의 1분기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이 9천324억원으로 KB금융(7천295억원)을 2천29억원 격차로 따돌리고 '리딩 금융그룹' 타이틀을 유지했다.
신한금융은 연간 기준으로 2017년에 한차례 KB금융에 1위를 빼앗긴 뒤 이듬해에 다시 탈환하고서 지난해까지 챔피언의 자리를 지켜오고 있다.
분기 기준으로는 지난해 1∼3분기 신한금융이 앞서다가 그해 4분기 KB금융이 잠시 1위를 차지했다.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두 금융그룹이 분기 실적에서 이번에 2천억원 이상 차이가 난 것은 비이자이익 부문 격차 때문이다.
금융그룹의 주요 수입원이 이자이익은 KB금융이 2조3천492억원으로 신한금융(2조39억원)보다 오히려 3천453억원 많았다.
작년 동기와 비교해 KB금융은 4.3%, 신한금융은 5.0% 각각 증가한 실적으로, 두 그룹 간 별다른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 순이자마진(NIM)이 하락했지만 여신이 많이 늘어나 1분기에도 양대 금융그룹의 이자이익 증가세가 유지될 수 있었다.
올해 연간 이자이익도 지난해와 비교해 감소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로 정부의 정책적 대출 지원이 늘고 유동성을 확보하려는 기업이나 가계의 대출 수요도 상당할 것이란 전제에서다.
KB금융은 올해 원화대출의 성장률 전망치를 5∼6%로, 신한금융은 5%대로 당초 계획보다 상향 조정했다.
김기환 KB금융 부사장은 지난 23일 실적 발표 후 열린 콘퍼런스 콜에서 "NIM 축소로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적정 수준의 여신 성장으로 이자이익을 최대한 방어하고, 카드나 증권이 이자이익을 좀 더 확보해서 그룹의 이자이익을 전년보다 소폭이나마 개선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자이익과 달리 비이자이익은 신한금융이 7천342억원으로 KB금융(3천929억원)의 배 가까이 많았다.
특히 전년 동기 대비 감소율에서 차이가 났다. 신한금융은 1분기 비이자이익이 1년 전과 비교해 10.6% 줄었지만 KB금융은 35.9%나 감소했다.
비이자이익 부문 가운데 기타영업손익이 2천773억원 적자로 부진함을 면치 못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1분기에 621억원 흑자를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기타영업손익이 1년 사이 3천394억원 감소한 셈이다.
구체적으로 유가증권 부문에서 외화채권 평가손실이 450억원, 원본보존신탁 관련 평가손실이 660억원, 라임자산운용의 총수익스와프(TRS) 거래 관련 손실 400억원, 장외파생상품의 거래상대방 신용위험조정(CVA) 관련 손실 340억원, 주가연계증권(ELS) 자체 헤지 운용손실이 480억원 발생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환율, 주가 등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가 주요한 원인이었다.
신한금융도 코로나19에 따른 부정적 영향을 받긴 했다. 비이자이익 부문 중 유가증권과 외환·파생 부문의 이익이 2천47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로 30.4% 급감했다. 다만, 수수료 이익이 10.8% 늘며 전체 비이자이익 하락폭을 완화했다.
결국 KB금융이 금융시장 변동성과 관련 손실 방어를 상대적으로 잘하지 못한 셈이다.


단, 코로나19 확산세가 완화되고 금융시장이 안정성을 회복하면 평가손실로 잡혔던 부분들이 이익으로 환입될 수 있다고 KB금융 측은 설명했다. 대략적인 환입 추정 규모는 1천억원 중반에서 2천억원 내외다.
또한 올해 푸르덴셜생명과 캄보디아 소액대출금융기관(MDI)인 프라삭 마이크로파이낸스의 인수로 KB금융의 순이익이 1천억원가량 추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럴 경우 하반기에 KB금융의 실적이 급반등해 연말에 가서 금융그룹 실적 경쟁의 승자가 누가 될지 쉽게 예상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박혜진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코로나19 관련 기타영업손실은 사태가 정상화됨에 따라 대부분 환입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됐을 때 영향을 간과할 수 없으나 KB금융의 이익은 견조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표] KB·신한금융 1분기 실적 현황
(단위: 억원, %)
┌──────┬──────┬─────┬─────┬─────┬─────┐
│││ 1Q20 │ 1Q19 │ 증감 │ 증감률 │
├──────┼──────┼─────┼─────┼─────┼─────┤
│ KB금융 │ 당기순이익 │ 7,295 │ 8,457 │ -1,162 │ -13.7 │
│├──────┼─────┼─────┼─────┼─────┤
││ 이자이익 │ 23,492 │ 22,521 │ 971│ 4.3│
│├──────┼─────┼─────┼─────┼─────┤
││ 비이자이익 │ 3,928 │ 6,127 │ -2,199 │ -35.9 │
├──────┼──────┼─────┼─────┼─────┼─────┤
│ 신한금융 │ 당기순이익 │ 9,324 │ 9,184 │ 140│ 1.5│
│├──────┼─────┼─────┼─────┼─────┤
││ 이자이익 │ 20,039 │ 19,079 │ 960│ 5.0│
│├──────┼─────┼─────┼─────┼─────┤
││ 비이자이익 │ 7,342 │ 8,217 │ -875 │ -10.6 │
├──────┼──────┼─────┼─────┼─────┼─────┤
│KB-신한 차이│ 당기순이익 │ -2,029 │ -727 │ │ │
│├──────┼─────┼─────┤ │ │
││ 이자이익 │ 3,453 │ 3,442 │ │ │
│├──────┼─────┼─────┤ │ │
││ 비이자이익 │ -3,414 │ -2,090 │ │ │
└──────┴──────┴─────┴─────┴─────┴─────┘
pseudoj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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