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브리핑 매일 등판한 트럼프, TF 회의에는 거의 불참"

입력 2020-04-26 01:14   수정 2020-04-27 18:45

"코로나19 브리핑 매일 등판한 트럼프, TF 회의에는 거의 불참"
CNN "살균제 발언 때도 회견 직전 내용 들어"…외신 "브리핑 참석 줄일 것"
전날 문답 거절 이어 이날도 공개 일정에 브리핑 없어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매일같이 언론 브리핑을 했지만 정작 백악관 태스크포스(TF) 회의에는 거의 불참한다고 CNN방송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브리핑 도중 살균제 인체 주입 검토 등 의학적 전문성이 모자란 발언을 내놔 오히려 불필요한 논란을 촉발하고 신뢰성을 떨어뜨린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CNN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통상 오후 5시 언론 브리핑 전인 오후 3시에 열리는 TF 회의에 일주일에 한 번꼴로 참석했다. 때때로 10일이나 그 이상 불참한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CNN은 TF 관계자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참석하면 회의가 길어지고 주제에서 자주 이탈하는 반면 TF 팀장인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주재할 경우 안건이 빨리 처리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참석하면 회의 주제는 자신의 성과가 언론이나 여론조사에서 어떻게 보이는 지로 종종 집중된다는 것이다.
TF 회의는 백악관 지하의 상황실에서 열리는데, 소수의 인원을 참석시킴으로써 회의 내용이 누출되는 것을 막기 위한 목적도 있다는 것이 CNN의 설명이다.
또 회의가 끝나면 TF 고위 당국자가 트럼프 대통령의 집무실로 가서 결과를 브리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3일 살균제 발언 논란을 빚은 것도 이런 상황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국토안보부의 과학 분야 책임자인 윌리엄 브라이언은 지난 22일 바이러스가 고온 다습한 환경에 약하고 표백제와 살균제에 노출되면 빨리 죽는다는 연구 결과를 TF에 보고했다.
일부 TF 구성원은 언론 브리핑에서 이를 공개할 것을 제안했고, 이튿날인 23일 오후 3시 TF 회의에서도 재차 이 논의가 진행됐다.
그러나 정작 트럼프 대통령은 이 두 번의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고, 브라이언은 23일 브리핑 직전에야 트럼프 대통령에게 연구 결과를 짧게 설명하는 데 그쳤다.
곧 이은 언론 브리핑에서 브라이언의 설명이 끝나자 트럼프 대통령은 자외선 노출과 살균제 주입을 검토해 보라고 뜬금없는 발언을 했고, 이는 많은 사람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부적절한 처신이었다는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 자신에게 적대적인 언론을 향해 비꼬는 투로 발언한 것이라고 진화에 나섰지만, 곧이곧대로 받아들여지진 않았고, 오후 늦게 열린 TF 브리핑은 처음으로 기자들과 문답 없이 22분 만에 끝났다.
마크 메도스 백악관 비서실장과 케일리 매커내니 대변인 등 일부 참모들은 브라이언의 프레젠테이션이 철저히 검증되지 않은 채 대통령에게 너무 빨리 제시됐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고 CNN은 전했다.



이 논란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앞으로 코로나19 TF 브리핑을 축소할 계획이라는 보도가 속출하고 있다.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 주부터 매일 브리핑룸에 나타나지 않을 것이며 브리핑에 참석하더라도 짧은 시간 등장할 것이라고 관계자를 인용해 전했다.
또 브리핑 참석 축소 논의는 살균제 발언 논란 이전부터 진행됐지만, 이번 사건으로 인해 브리핑이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분명해졌다는 소식통의 발언을 보도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몇몇 참모들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브리핑 시간을 단축하고 의학적인 부분은 의료 전문가에게 맡길 것을 촉구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한 참모는 폴리티코에 트럼프 대통령 발언 10분, 의료 당국자 발언 10분, 기자들과 문답 10분 등 30분이 이상적인 회견 시간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지금까지 트럼프 대통령의 브리핑은 통상 1시간 남짓 진행됐고, 2시간을 넘기는 경우도 있었다.
미 경제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브리핑이 2시간 가까이 진행되기도 했던 지난달 말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회견이 유용하다고 답한 비율이 3분의 1에도 못 미친다는 결과를 보도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공개 일정에는 토요일인 이날 언론 브리핑이 예정돼 있지 않다. 다만 예전에도 토요일 브리핑을 생략한 사례가 있어 이날 브리핑 공백이 앞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악시오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브리핑 참석 횟수를 줄이는 결정은 최종적으로 정해질 때까지는 결코 최종이 아니라고 한 소식통의 발언을 전했다.

jbryo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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