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법원, 국방장관에 1964년 쿠데타 옹호 성명 삭제 명령

입력 2020-04-26 08:23  

브라질 법원, 국방장관에 1964년 쿠데타 옹호 성명 삭제 명령
"헌법이 규정한 민주적 가치에 부합하지 않아"…군부 반응 주목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 연방판사가 국방부 홈페이지에 게시된 1964년 군부 쿠데타 옹호 성명을 삭제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25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브라질 북동 히우 그란지 두 노르치주(州) 연방법원의 모니키 마야라 코스타 폰세카 판사는 전날 열린 재판에서 성명을 5일 안에 삭제하라고 명령했다.
판결 내용은 페르난두 아제베두 국방부 장관에게 전달됐다.
폰세카 판사는 "쿠데타를 옹호하는 성명은 1988년에 제정된 헌법이 규정한 민주적 가치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브라질에서는 1964년 3월 31일 군부 쿠데타가 일어났으며, 군사정권은 1985년까지 21년간 계속됐다. 이 기간에 수많은 민주 인사들이 체포·구금되거나 사망·실종되고 일부는 외국으로 추방당했다.
좌파 정권 때인 지난 2012년에 설치된 과거사 진상 규명을 위한 국가진실위원회는 2014년 말 활동을 마감하면서 군사정권 시절 인권 범죄가 조직적으로 자행됐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진실위는 인권 범죄 희생자 434명과 인권 범죄에 연루된 377명의 명단을 발표했고, 이를 계기로 인권단체와 법조계에서 연루자 처벌을 촉구하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지난해 초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 정부 출범 이후 군부 쿠데타와 군사정권을 옹호하려는 움직임이 계속됐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취임 초기인 지난해 3월 군부 쿠데타를 기념하는 행사를 개최하라고 국방부 장관에게 지시했다가 법원의 반대로 취소했다.
지난달 말에는 군부 쿠데타 발생일을 '위대한 자유의 날'이라고 표현해 논란이 됐다.
군 장성 출신인 아미우톤 모우랑 부통령은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글을 통해 "군은 브라질의 제도를 위협하고 국민을 위태롭게 하는 무질서와 파괴, 부패에 맞서기 위해 정치에 개입한 것"이라고 군부 쿠데타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역시 군 장성 출신인 아제베두 장관은 군부 쿠데타를 "브라질 민주주의에 이정표를 세운 날"이라고 말해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같은 인식을 드러냈다.
fidelis21c@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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