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에 멸종위기 코뿔소 도륙당하는 까닭은

입력 2020-04-28 15:58  

코로나19 확산에 멸종위기 코뿔소 도륙당하는 까닭은
아프리카 여행객 전멸에 관광·보호 양립체계 붕괴
"생계형 고기 사냥과 폭리형 희귀종 사냥 동시에 증가"



(서울=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 대유행)으로 여행이 전면 중단되며 아프리카에서 야생동물 밀렵이 급증세라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27일(런던 현지시간) 보도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까지 아프리카에서 야생동물 관광은 동물보호를 뒷받침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야생동물 관광 수입이 동물보호활동의 자금줄이 되고 지역사회에 경제적 기여를 하기 때문이다. 아프리카 각국과 주민들에게도 동물을 보호해야 할 동기를 부여했다.
2016년 기준으로 동(東)아프리카 탄자니아에서 관광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17.5%에 이른다.
보츠와나에서도 12%에 해당하고, 케냐에서는 10%에 육박한다.
야생동물 관광이 사냥을 부추기고 사진찍기에 불과하다는 등의 이유로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하지만 전체적으로 긍정적인 효과에 더 무게가 실렸다.
보츠와나 북부 등 관광과 보호가 선순환 구조를 형성한 지역에서는 정부기구와 비영리단체의 수입이 확충되고 주민의 삶의 질도 크게 개선되는 성과가 나타난 것이다.
이런 이유로 보호단체에서도 이상적이지는 않지만 야생동물 관광을 옹호하는 편이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세계인의 발이 묶이면서 야생동물 관광·보호 모델은 붕괴 위기에 몰렸다.
동물보호단체 '야생동물보호회'의 아프리카 생물존 보존 국장 팀 대븐포트는 "아무것도 없다, 관광객이 전혀 없다"며 "국립공원과 야생동물 관리당국으로 들어오는 수입도 전혀 없다"고 텔레그래프에 밝혔다.
국립공원이나 보호지역은 활발한 단속과 관광 프로그램 덕에 밀렵도 크게 줄었지만 관광이 사라지면서 밀렵이 증가하고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코뿔소 보호단체인 '우간다 코뿔소 기금'은 경영난으로 직원 3분의 1을 해고했다.
탄자니아, 케냐,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활동하는 동물보호단체 '아프리카 야생동물 트러스트'의 공동설립자 프라틱 파텔은 "관광객이 없으면 단속반을 유지할 자금이 확보되지 않기 때문에 두 가지 밀렵이 모두 증가하는 양상"이라고 진단했다.
'두 가지 밀렵'은 식용 고기를 얻으려는 생존형과 밀수로 이익을 취하는 이윤형을 아울러 가리킨다.
파텔은 "가족을 먹이려고 임팔라 같은 동물을 죽이는 일이 급증했고, 남아공에서는 돈이 되는 코뿔소 밀렵이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행 중단 사태가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며 타 밀렵·밀수조직이 다시 기승을 부릴 우려도 제기된다.
우간다 코뿔소 기금의 임원 앤지 지네이드는 밀렵 감시 대원이 더 줄어든다면 밀렵 조직이 활동을 개시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여행 중단사태가 장기화하면 사회 불안이 고조할 수 있다고 현장 단체가 우려했다.
'코끼리 보호 계획'의 위니 키루 선임 기술고문은 "과거 관광이 1∼2년간 중단됐을 당시 정치세력간 폭력 사태를 겪었다"고 회고했다.
활동가들은 조기에 대책을 찾아야 하지만 대책이 마땅치 않아 고심하고 있다.
대븐포트 국장은 "사람들은 수입원을 다변화해야 한다고들 말하지만 대륙 전역에서 너무 오랫동안 관광에 돈줄을 의존한 탓에 수입 다변화를 시작하기가 쉬운 일이 아니다"고 토로했다.
tr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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