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자르바예프 전 카자흐 대통령 장녀 다리가 상원의장직 상실

입력 2020-05-03 18:19  

나자르바예프 전 카자흐 대통령 장녀 다리가 상원의장직 상실
토카예프 대통령이 경질 조치…"지도층 권력다툼 징후" 분석도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중앙아시아의 카자흐스탄을 30년 동안 장기 통치했던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전(前) 대통령의 장녀 다리가 나자르바예바(56)가 2일(현지시간) 상원의장직을 상실했다.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은 이날 다리가의 상원의원직 중단에 관한 명령에 서명했으며 이에 따라 다리가가 상원 의장직도 자동으로 잃게 됐다고 타스 통신 등이 전했다.
토카예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다리가가 상원의장으로서 적극적이고 내실있는 업무를 수행한 데 대해 사의를 표했다.


카자흐스탄 헌법에 따르면 대통령은 49명인 상원의원 가운데 15명을 임명하거나 해임할 수 있다.
대통령은 자신이 임명한 상원의원이 의원직을 상실했을 경우 한 달 내에 새로운 의원을 임명해야 한다.
토카예프 대통령이 다리가의 상원의원·의장직을 전격 박탈한 이유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다.
상원은 조만간 전체 회의를 열어 대통령이 추천할 새 상원의장 선출 절차를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통령에 이어 헌법상의 국가서열 2위인 상원의장은 대통령이 추천한 후보에 대해 상원의원들이 비밀투표를 실시해 선출한다.
지난 2016년 9월부터 상원의원이 된 다리가는 부친인 나자르바예프가 대통령직을 자진 사임한 이튿날인 지난해 3월 20일 상원 의장에 선출됐었다.
양원제를 운영하는 카자흐스탄의 상원은 각 주(州)와 수도 등 지역을 대표하는 34명의 의원과 대통령이 임명하는 15명의 의원 등 49명으로 구성된다.
다리가는 한때 전격 사임한 부친 나자르바예프 전 대통령의 후계자로 예상됐으나 지난해 6월 조기 대선에는 출마하지 않았다.
카자흐스탄이 1991년 옛 소련에서 독립하기 이전인 1989년 카자흐 공산당 제1서기(서기장)로 최고통치자 자리에 오른 나자르바예프는 1991년 12월 치러진 첫 민선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된 후 줄곧 최고 권좌에 머물다 지난해 3월 19일 자진 사임했다.
나자르바예프는 그러나 국가안보회의 의장과 집권당인 '누르 오탄'당 대표직을 유지하고 '국부' 지위를 누리면서 계속해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런 나자르바예프의 장녀이자 잠재적 유력 대권 후보인 다리가를 토카예프 대통령이 상원 의장직에서 밀어낸 데 대해 일각에선 나자르바예프 진영과 토카예프 진영의 권력다툼이 시작된 것이란 분석을 제기했다.
하지만 나자르바예프 전 대통령이 아직 건재한 만큼 토카예프가 다리가를 다른 요직에 등용하기 위해 상원 의장직에서 물러나게 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cjyo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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