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차르 푸틴' 구상에 잇단 차질…지지율도 바닥

입력 2020-05-08 16:39  

코로나로 '차르 푸틴' 구상에 잇단 차질…지지율도 바닥
개헌·2차대전 승전행사 줄줄이 연기…경제도 휘청
확진자 전 세계에서 5번째로 많아져…고위인사 줄줄이 확진



(서울=연합뉴스) 현혜란 기자 = 러시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맹렬하게 확산하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계획한 정치적 구상이 차질을 빚고 있다.
심혈을 기울여 준비해온 제2차 세계대전 승전 75주년 기념행사가 미뤄졌고, 푸틴 대통령이 직접 제안해 추진하던 헌법개정 국민투표도 연기됐다.
제재로 가뜩이나 위축된 러시아 경제는 코로나19 확산까지 겹치면서 더욱 움츠러들었고, 이는 푸틴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졌다.
올해 봄은 푸틴 대통령에게 '승리의 기쁨'을 선사할 것이라 예측됐지만 이처럼 그에게 '정치적 위기'를 안겼다고 AFP통신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17만명이 넘는 코로나19 확진자로 러시아는 미국, 스페인, 이탈리아, 영국에 이어 전 세계에서 다섯번째로 확진자가 많은 나라가 됐다.
미하일 미슈스틴 총리에 이어 올가 류비모바 문화부 장관까지 러시아 정부 고위인사들도 잇달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카네기 모스크바센터의 타티아나 스타노바야 연구원은 "푸틴이 이렇게 심각한 위기를 맞은 것은 20년 만에 처음"이라며 "그에겐 새로운 경험"이라고 말했다.


특히 개헌에 박차를 가하던 푸틴 대통령에게 코로나19는 "그의 계획에 엄청난 타격을 가져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번 개헌안에는 2024년 4번째 임기를 마치는 푸틴 대통령이 대선에 다시 출마할 수 있도록 그의 기존 임기를 백지화하는 조항이 담겼다.
개헌안이 통과된다면 푸틴 대통령이 84세가 되는 2036년까지 대통령직을 더 수행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러시아 의회 승인과 헌법재판소의 합헌 판결을 받은 개헌안은 4월 22일 국민투표를 앞두고 있다가 코로나19 때문에 미뤄졌다. 새 투표날짜는 정해지지 않았다.
푸틴 대통령은 "우리가 한 일이 전적으로 옳았다"며 "많은 외국 국가들이 우리를 따라오고 있다"고 자평했지만, 지지율에서 읽히는 반응은 사뭇 다르다.
러시아 여론조사기관 레바다가 4월 24∼27일 1천608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벌인 결과 푸틴 대통령 지지율은 59%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러시아 일간 모스크바타임스는 푸틴 대통령이 코로나19 확산에 적절히 대응하지 않아 경제 붕괴를 막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2014년 크림반도 병합 이후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의 제재로 타격을 받은 러시아 경제는 코로나19가 확산하며 더욱 나빠졌다.
그랜드손튼의 이고리 니콜라예프 전략분석연구소장은 위기와 러시아 핵심수출품인 석유 가격 급락이 겹쳐 불운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니콜라예프 소장은 러시아인 60%는 저축을 하지 않고 있을 뿐만 아니라 지난 1년 동안 실질소득이 7.5% 감소해 '이중 충격'에 대비하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만약 위기가 계속되고 생활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정부를 바라보는 국민의 태도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runr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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