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의 아시아 방역 배우기…마스크, 봉쇄 다음은 시설격리?

입력 2020-05-11 09:43  

서구의 아시아 방역 배우기…마스크, 봉쇄 다음은 시설격리?
"요양원 다음이 가정내 감염…경증환자 시설격리 찬성 늘어"
WSJ, 기숙사 활용한 한국사례 소개…"대중은 이해하면 수긍"




(서울=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경증환자를 자택이 아니라 호텔 등 지정시설에 격리하는 방식에 대한 서구의 시각이 전문가를 중심으로 변화하는 조짐이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유럽·미국의 다수 공공보건 전문가들이 서구의 경증환자 자가 격리 방침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10일(미국동부 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과 유럽 보건당국과 의료계는 입원치료가 필요한 중증환자를 제외하고 경증환자나 무증상 환자는 자택에서 격리하며 스스로 경과를 살피게 한다.
그러나 자택에서 완전한 격리가 힘들고 코로나19의 전염성도 강해 다른 가족 구성원으로 전파가 쉽게 일어난다.
한국의 질병관리본부에 해당하는 이탈리아 국립보건원에 따르면 지난달 1일 이래 전체 확진자 중 가족 내 감염이 20%가 넘어, 자택이 노인요양시설 다음으로 많은 감염이 일어난 장소로 파악됐다.
런던 위생풍토병의대의 애널리스 와일더스미스 교수(신종 감염병학)가 영국 의학 학술지 랜싯에 기고한 시뮬레이션 결과를 보면 인구가 400만명인 도시에서 경증환자에 대해 자가 격리를 시행하면 확진자를 20%, 즉 19만명 줄이는 효과가 있지만 시설에 격리하면 그 확진자 감소 효과가 57%로 확대돼 환자 55만명이 줄어드는 것으로 예상됐다.
이탈리아에서 피해가 집중된 북부의 최대 도시 밀라노에 있는 산라파엘병원 소속 바이러스학자 로베르토 부리오니는 자가 격리 방침을 변경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다.


WSJ은 코로나19 '발원지' 중국 우한으로부터 한국, 싱가포르,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들이 경증환자를 자택이 아닌 외부 시설에서 격리해 질병을 통제하는 데 성공했다고 진단했다. 베트남과 싱가포르는 심지어 확진자의 접촉자까지도 시설에 격리했다.
그러나 일반적인 서구의 시각으로는 경증환자를 상대로 시민 자유를 제한하고 가족과 분리하는 것은 지나치게 과도한 조처로 여겨진다.
코로나19가 창궐한 밀라노시 당국은 경증환자에게 지정 호텔에 격리하는 선택권을 제시했는데도 환자 대부분은 자가 격리를 택했다.
특히 중국과 베트남처럼 컨벤션센터를 개조한 시설이나 군 병영에 경증환자를 격리하는 방식은 시설 격리를 찬성하는 전문가조차도 "서구 사회에는 끔찍하게 들린다"고 인정했다.

WSJ은 병영이나 전시장이 아니라 공공기관과 기업의 기숙사를 경증환자 격리시설로 활용한 한국 사례를 비교적 상세하게 소개했다.
WSJ은 한국이 2월에 확진자가 급증할 당시 병상이 부족해 환자들을 자택에 머물게 했지만 신속하게 시설을 변경해 경증환자를 수용했으며, 3월초에 감염병예방법령을 개정해 시설 격리에 강제성을 부여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국립과학공학의학원(NASEM)의 신종 감염병 상임위원회 의장 하비 파인버그 박사는 미국에서는 호텔이나 공공시설을 활용해 희망자에 한해 시설 격리를 하는 방식을 시작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설 격리는 감염병 확산 차단에 따라 사회적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으며 경증에서 중증으로 갑작스럽게 질병이 악화하는 사태에도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파인버그 박사는 서구에 마스크 착용이나 이동통제령 적용이 비현실적으로 보였지만 이제는 일상이 됐다고 지적하면서 "사람들이 이유를 깨닫는다면 오늘날 수용 불가능하다고 여겨지는 것이 내일은 가능할 수 있다"고 말했다.
tr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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