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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나…유럽 '봉쇄 연령차별' 두고 옥신각신

입력 2020-05-11 11:47   수정 2020-05-11 12:05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나…유럽 '봉쇄 연령차별' 두고 옥신각신
보건당국 "코로나에 더 취약" vs 고령층 "이동제한 차별은 위헌"
미국 일부 차별 강행…이탈리아, 교류 허용하며 행동수칙 권고



(서울=연합뉴스) 김서영 기자 = 유럽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둔화하면서 각국이 본격적인 봉쇄 완화에 나서는 가운데 노인들이 완화 대상에서 제외돼 거센 반발이 쏟아지고 있다.
유럽 국가들의 당국이 일정 연령 이상의 고령 인구의 활동에 제약을 두는 가이드라인을 발표하자 '노인 차별적'이라며 비난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맷 행콕 영국 보건장관은 앞서 70세 이상의 노인들이 사회적 거리두기 조처를 특히 엄격히 따라야 한다고 당부했으나, 이후 몇몇 중진 의원들로부터 "노년층도 스스로 위험을 판단하도록 해야 한다"는 비판이 나오자 이를 철회했다.
프랑스에서는 양로원에 거주하는 한 90대 노인이 사회적 소통이 필요하다는 호소가 담긴 영상을 트위터에 게재해 100만건이 넘는 조회 수를 기록했다.
잔느 폴(96)은 영상에서 "온종일 문을 닫고 방 안에 있다"면서 본인과 이웃들 누구도 감염되지 않았지만 만나서 이야기조차 나눌 수 없으며, 입맛까지 잃어버렸다고 말했다.
또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백신 없이는 노령자의 접촉을 가능한 한 제한해야 한다"고 밝히자 프랑스의 활동가들이 그의 발언을 '재난'으로 규정하자는 청원을 시작해 8만5천명이 이에 서명했다.
청원 내용에 따르면 "나이에 따라 이동제한령을 내리는 것은 위헌적이며, 유럽연합 조약과도 어긋난다"고 적혀있다.

봉쇄 해제를 요구하는 시위가 들끓고 있는 미국에서도 기성세대를 위해 봉쇄 기간을 연장하자는 의견은 환영받지 못하고 있다.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주지사는 미국 내에서 가장 먼저 개방을 시작한 주 중 하나지만, 동시에 다음 달 12일까지 노인과 감염에 취약한 이들의 이동을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다른 한편에서 코로나19로 최악의 피해를 본 이탈리아 북부 롬바르디아주에서는 완화 조치와 함께 현지 당국이 조부모 방문을 위해 지켜야 할 행동수칙을 담은 권고를 발표했다.
이 지침에 따르면 젊은이들은 방문 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함께 식사하는 것을 자제하면서, 한 번에 한 명의 손자만 동행할 것을 권고했다.
이에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던 한 이탈리아 여성은 "노인들에게 집에 있으라는 당국의 조언은 역설적"이라면서 "집에 머물러야 할 사람이 있다면, 그건 위험한 생활 습관을 지닌 젊은이들"이라고 주장했다.
WSJ에 따르면 실제로 코로나19로 인한 입원율과 사망률은 65세 이상 인구에서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프랑스에서는 요양원에서만 전국 사망자의 40%에 해당하는 약 1만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syki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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