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적되면 속수무책"…시위 속 약탈에 워싱턴DC 한인업소 긴장

입력 2020-06-04 08:32  

"표적되면 속수무책"…시위 속 약탈에 워싱턴DC 한인업소 긴장
한인 상점 4곳 피해 확인…주미대사관 "피해 상황 조사·대책 마련"



(워싱턴=연합뉴스) 임주영 특파원 =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관의 무릎에 짓눌려 숨진 사건으로 촉발된 항의 시위가 미 전역에서 이어지는 가운데 수도 워싱턴DC에서도 약탈행위 등이 벌어지면서 한인업소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주미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3일(현지시간) 현재 워싱턴DC에선 4곳의 한인 상점이 피해를 당한 사실이 확인됐다. 그러나 피해 업소가 여러 곳 더 있고 7∼8개나 그 이상에 이를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현재까지 알려진 곳은 백악관 인근의 업소 2곳과 조지타운 지역의 업소 2곳이다.
워싱턴한인식품주류협회의 민경득 회장은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시위 사태 속에서 한인 업주가 겪는 피해에 대해 안타까움과 두려움을 전했다.
민 회장은 "여러 가지로 힘든 상황"이라며 "(시위대의) 표적이 된다면 속수무책이 돼 당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여러 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약탈이 이뤄지는 데다 한인 업소는 시내 중심가에서 떨어진 곳에 있는 업체가 많아 즉각 경찰 도움을 받기도 쉽지 않은 실정이라는 것이다.
특히 흑인 사망에 항의하는 시위를 틈타 범법 행위에 나서는 '폭도'의 약탈이 문제라고 민 회장은 지적했다.
그는 "시위대는 정당한 방법으로 시위하고 있다. 그런데 시위대와 폭도는 별개"라며 과거엔 시위대 중 일부 폭도가 섞여 있었지만 지금은 완전히 구별된다고 전했다.
아예 조직적으로 팀을 짜 역할을 분담, 고가 사다리까지 들고 다니며 망보기, 문 부수기, 물건 훔치기 등으로 나눠 실행하는 탓에 대책 마련이 쉽지 않다고 하소연했다.
업소마다 출입문에 두꺼운 판자를 덧대고 잠금장치를 강화하는 등 허술한 곳을 노리는 폭도의 표적이 되지 않기 위한 자구책을 마련하고 통행금지 이후엔 가게에 있지 말 것을 권고한다고 그는 전했다.
민 회장은 "이런 상황에서 피해를 당하면 보험금을 받아봐야 얼마나 받겠나. 문을 못 열어서 생기는 손실은 누가 책임질 것인가"라며 "소나기는 피하고 보는 심정으로 조심하도록 당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DC는 1∼2일 밤 7시 통행금지령이 내려졌고 이날은 밤 11시 이후 통행이 금지됐다.


인근 버지니아주의 경우 피해는 없지만 한인들은 긴장을 늦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버지니아한인회의 은정기 회장은 "아직 버지니아주 한인타운에선 피해가 없다"면서도 "불안한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다. 인근 동향을 주시하면서 상황이 발생하면 곧바로 회의를 소집해 대책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수혁 주미대사는 이날 화상으로 진행된 특파원 간담회에서 "대사관은 공관 내 모든 부서가 참여하는 비상대책반을 설치해 시위 동향을 실시간으로 점검하고 즉각적인 대미 협의와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철저히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인을 대상으로 한 약탈 대책과 관련해선 "실시간으로 한인들의 피해 상황을 조사하고 위로도 하고 대책도 세우고 있다"며 미 전역에선 18개 도시에서 99개 한인 상점의 피해가 접수됐다고 설명했다.
권세중 주워싱턴총영사도 "한인회를 비롯한 여러 단체와 관계자를 다방면으로 접촉해 한인 피해 상황을 파악하고 대책을 마련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zo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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