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톈안먼 추모 집회에 의문 제기하던 젊은층도 참여"

입력 2020-06-05 14:01   수정 2020-06-05 14:23

"홍콩 톈안먼 추모 집회에 의문 제기하던 젊은층도 참여"
'홍콩보안법'에 이념차 제쳐 두고 한목소리로 정부 비판


(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강행 움직임 속에 4일 홍콩에서 열린 톈안먼(天安門) 민주화시위 31주년 기념집회에는 과거 이 집회의 타당성에 의문을 제기했던 젊은 층들도 참석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5일 홍콩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2014년 '우산혁명'으로 홍콩 내 반중 정서가 고조된 후 일부 젊은 층과 학생운동 지도자들은 빅토리아 공원에서 열리는 연례 추모 집회를 거부하자는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
이들은 추모 집회가 중국 내 민주주의를 위한 돌파구를 만들지 못한 채 의례적이고 이상주의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비난해왔다.
하지만 홍콩보안법 실행 시 앞으로 톈안먼 추모 집회가 불법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에서, 올해는 활동가들이 이러한 이념적 차이를 제쳐두고 집회에 참석했다는 게 SCMP 설명이다.
경찰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를 이유로 올해 집회를 불허했지만, 이날 다수 지역에서 집회가 열렸다.
몽콕지역 집회에 나온 홍콩중문대 학생 매리 렁(24)씨는 "주최 측이 최근 몇 년간 추모 집회를 열고 구호를 외치는 게 좀 소용없다고 생각했다"면서 "하지만 이제는 우리가 소중히 여기는 '표현의 자유'를 행사하는 게 됐다"고 말했다.
SCMP는 희생자들을 추모하며 침통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던 과거 집회와 달리, 이날 집회는 정부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는 자리가 됐다고 전했다.
집회 참여자들은 최근의 홍콩 시위를 상징하는 '홍콩에 영광을' 등의 노래를 부르고 '하나의 국가, 하나의 홍콩' 등의 구호를 외쳤다.
집회에 나온 힌 모(22)씨는 "시위 참여자들이 홍콩보안법에 맞서 정치적 견해 차이를 제쳐두고 나선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톈안먼 시위 때 사람들이 추구했던 자유·민주는 지금 우리가 추구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면서 "우리가 톈안먼 시위를 추모하지 않으면, 많은 사람이 몇십년 뒤 우리 세대가 한 일을 잊을 것"이라고 말했다.
토비 야우(21)씨도 "지금 홍콩에서 우리가 직면한 상황은 톈안먼 시위 당시 세대가 직면한 것과 비슷하다"면서 "정부는 사람들의 의견을 듣지 않고 원하는 대로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우리도 비슷한 상황에 부닥치게 될까 봐 우려된다"면서 "두 세대가 같은 길을 걷는데, 그들은 실패했다. 우리도 같은 결과를 맞이할 것 같다"고 절박감을 보였다.
이밖에 레오 리씨는 "과거에는 어떠한 추모집회에도 참여하지 않았고 정치에도 열의가 없었지만, 지난해 시위로 시각이 바뀌었다"면서 "홍콩보안법 발표 후 도시의 미래가 두려워졌다"고 말하기도 했다.
bsch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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