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심상찮은 수도권 연쇄 집단감염…이래선 생활방역 성공 못한다

입력 2020-06-07 12:54  

[연합시론] 심상찮은 수도권 연쇄 집단감염…이래선 생활방역 성공 못한다

(서울=연합뉴스)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전략을 '사회적 거리 두기'에서 '생활 속 거리 두기'로 바꾼 지 6일로 한 달이 됐지만, 인구 밀집 지역인 수도권에서 집단감염이 확산하면서 2차 유행을 걱정할 정도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수도권 집단감염은 서울 이태원 클럽, 경기도 부천 쿠팡 물류센터, 수도권 개척교회, 방문판매업체를 거쳐 급기야 서울 시내 탁구장으로까지 이어졌다. 이런 가운데 8일부터는 중학교 1학년생, 초등학교 5∼6학년생 135만명이 등굣길에 오르면서 초중고생 전원의 순차 등교가 마무리된다. 직장인 대부분이 정상 출근하고 학생들도 등교하면서 겉으로는 일상생활이 회복된 듯하지만,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집단감염으로 무늬만 일상 회복일 뿐 온 국민이 바라던 기대와는 거리가 멀다. 일상생활은 조마조마하고 등교 생활 역시 불안하기 짝이 없다.

집단감염이 연쇄적으로 발생하면서 수도권 방역은 이미 비상등이 켜진 상태다. 방역 당국이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4일까지 2주간 발생한 신규 확진자 507명의 감염경로를 분석한 결과 69.2%(350명)가 수도권 집단감염 관련자였다. 270여명의 확진자를 유발한 이태원 클럽에 이어 쿠팡 물류센터를 중심으로 코로나 19가 급속도로 퍼지자 정부가 수도권 공공 다중이용시설 운영 중단, 학원·PC방·노래연습장의 영업 자제를 권고하는 조치를 내놨지만 생각지 못한 곳들에서 집단감염이 터지며 연쇄감염의 고리를 끊어내지는 못했다. 쿠팡 물류센터와 수도권 개척교회 관련 확진자는 이미 120명, 80명을 넘어섰고 서울 관악구 건강용품 방문판매업체 '리치웨이' 관련 확진자가 40여명으로 늘었다. 양천구 탁구장 관련 확진자도 20명 가까이 불어났다. 방역 당국의 추적 조사가 진행되는 만큼 집단감염 확진자는 더 늘어날 게 뻔하다. 전국 하루 평균 확진자 발생 추이는 사회적 거리를 두기 마지막 주(4월 29일∼5월 5일) 7.4명이었으나 최근 1주일(6월 1∼7일)에는 44명으로 늘었다. 더욱이 6, 7일에는 51명, 57명의 확진자가 발생해 연이틀 생활 속 거리 두기 방역체계 기준선인 50명을 넘겼다.

우리나라 인구의 절반이 사는 수도권 집단감염을 막지 못하면 일상과 방역의 조화 속에서 코로나19를 극복하려는 생활 속 거리 두기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 고위험 다중이용시설들은 시설대로 방역 지침을 철저히 따라야 하고 개인은 개인대로 긴장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된다. '조용한 전파자'로 불리는 무증상 감염자가 우리 주변 어디에 있을지 아무도 모른다. 감염원을 모르는 이른바 '깜깜이 환자'의 비율이 최근 2주간 9.7%로 집계됐다. 한시라도 방심한다면 수도권 집단감염이나 지역사회 확산이 불붙어 2차 대유행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그런데도 집단감염 사례 현장실태를 보면 개탄스럽기 짝이 없다. 쿠팡 물류센터에서는 신발이나 모자를 돌려쓰며 다닥다닥 붙어서 마스크도 쓰지 않은 채 작업했다. 수도권 개척교회 모임 역시 마스크도 착용 않고 바짝 붙어 찬송가를 부르고 기도하는 바람에 참석자의 70% 이상이 감염됐다. 대부분이 고령층인 리치웨이 관련 확진자들도 밀폐된 공간에 다수가 모여 노래하고 음식을 먹었다고 한다. 그러고도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다는 것인지 납득하기 어렵다.

최근 이틀 새 신규 확진자 발생은 생활 속 방역체계 기준(일일 확진자 50명, 감염경로 불명 비율 5%)을 넘겼다. 인구 초밀집 지역인 수도권에서 확산세가 계속되면 국민 불안은 이어지고 생활 방역은 성공을 거두기 어렵다. 생활 속 거리 두기 한 달을 계기로 느슨해진 고삐를 다시 조여야 한다. 방역당국의 당부대로 전파 위험이 높은 밀집 지역 방문을 최소화하고 마스크 사용이나 기침 예절을 철저히 지켜 집단감염이 더는 확산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일상과 방역을 유지하며 신음하는 경제를 살려내기 위해서라도 조금씩의 불편은 감수할 수 있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절실히 요청되는 때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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