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당서 8분46초 무릎꿇은 美민주 의원들…"참을수없는 긴시간"

입력 2020-06-09 02:19   수정 2020-06-09 14:13

의사당서 8분46초 무릎꿇은 美민주 의원들…"참을수없는 긴시간"
펠로시 하원의장 등 민주당 경찰개혁 회견 앞두고 '침묵의 무릎꿇기'
차별반대 상징된 '무릎꿇기'…NHL 선수가 시작해 흑인사망 시위서 퍼져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8일(현지시간) 오전 미국 국회의사당에서 전례없는 광경이 연출됐다.
야당인 민주당 소속 지도부와 의원들이 백인 경찰에 의해 숨진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를 추모하기 위해 의사당 바닥에서 8분 46초간 일제히 한쪽 무릎을 끓은 것이다.

민주당이 이날 경찰개혁 방안 발표 기자회견 직전 '침묵의 무릎꿇기' 퍼포먼스를 가진 것으로,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 등 20여명이 동참했다. 아프리카의 대표적 문양이 새겨진 스카프도 목에 둘렀다.
무릎을 꿇는 행위는 인종 차별에 항의하는 상징으로 여겨지는 행동이며, 8분 46초는 백인 경찰이 플로이드의 목을 무릎으로 누른 시간이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거의 9분의 시간이 흐른 후 보좌진 도움을 받아 일어선 펠로시 의장은 경찰 무릎이 플로이드의 목을 짓누른 시간이 얼마나 길었는지 알게 됐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지난주에 무릎을 꿇진 않았지만 8분 46초간 침묵의 시간을 가졌다.
슈머 원내대표는 당시 상황을 회상하며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오랜 시간처럼 느껴졌다"며 "플로이드와 많은 흑인이 그렇게 오랫동안 고통받아 왔다는 것을 어렴풋이라도 알게 돼 고통스러웠다"고 말했다.

한쪽 무릎을 꿇는 행위는 2016년 8월 미국프로풋볼(NFL) 선수인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49ers)의 쿼터백 콜린 캐퍼닉이 처음 시작한 이래 인종 차별에 항의하는 행동으로 여겨지고 있다.
캐퍼닉은 당시 미국에서 경찰이 쏜 총에 흑인이 사망하는 사건이 잇따르자 경기 시작 전 국가가 울려 퍼질 때 무릎을 꿇은 채 국민 의례를 거부했다.
이후 많은 NFL 선수들이 국가가 나올 때 무릎을 꿇거나 주먹 쥔 손을 들어 올리는 식으로 캐퍼닉에 동조하면서 논란을 불러오기도 했다.
플로이드 사망에 항의하는 이번 사위 과정에서도 시위대는 물론이고 경찰까지 무릎꿇기에 동참하는 사례까지 생기며 이 행위는 인종차별 반대는 물론 평화시위의 상징으로도 자리잡은 모습이다.
또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지난 5일 인종차별 반대 시위에 동참해 무릎을 꿇는가 하면, 미국 이외 국가의 시위에서도 종종 무릎꿇기 행위가 이뤄지는 등 전 세계적으로 퍼진 퍼포먼스가 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NFL 경기에서 국가 연주 전 무릎 꿇기가 재연될 때마다 해당 선수의 경기 출전을 금지해야 한다며 강경한 입장을 보여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NFL 선수 드루 브리즈가 국가 연주 도중 무릎을 꿇는 행위를 하면 안 된다고 했다가 연민과 공감이 부족했던 발언이라고 철회하자 지난 5일 트윗을 통해 브리즈가 기존 입장을 고수했어야 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jbryo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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